국회 로텐더홀 농성 장소 예고 없이 방문
나경원 "어쩐 일이냐"…김민석 "국회 온 것"
청문회 자료제출 놓고 설전도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30일 본인의 후보직 사퇴를 촉구하며 나흘째 국회 본청에서 농성 중인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을 찾았다. 두 사람은 자료 제출 문제 등을 놓고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후 2시20분쯤 국회 로텐더홀을 지나다 농성 중인 나 의원에게 다가가 "단식하는 건 아니죠"라며 인사를 건넸다. 김 후보자와 나 의원은 서울대 82학번 동기다. 나 의원은 서울대 법대, 김 후보자는 서울대 사회학과를 나왔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총리 지명 철회 등을 촉구하며 나흘째 국회 본청에서 농성 중인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 의원이 "어떤 일로 오셨냐"라고 묻자 김 후보자는 "국회에 온 거다. 수고들 하시라"라고 했다. 이 자리에서 김 후보자가 "단식은 하지마"라고 하자 나 의원은 "단식을 왜 해"라고 받아쳤다. 나 의원과 함께 농성장에 있던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김 후보자를 향해 "단식해도 안 내려올 거잖아. 단식하면 내려올 거야?"라며 핀잔하기도 했다.
이날 갑작스런 면담에선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진 자료 제출과 관련한 공방도 짧게 오갔다. 나 의원이 김 후보자를 향해 "자료 좀 내요. 자료 좀"이라며 쏘아붙이자 김 후보자는 "자료 다 갖다 드렸는데 보지를 않고 (인사청문회장에) 들어오시니까"라고 응수했다. 이에 나 의원은 "마지막에 증여세 낸 것 자료를 (내라)"고 재차 말하자 김 후보자는 "다 냈는데 보질 않으신다. 주진우 의원이 사과하셨으면 나머지까지 다 드리려고 했다. 자료를 다 드렸다. 그런데 그걸 안 보시더라고"라고 한 뒤 자리를 떴다.
나 의원은 지난 27일부터 김 후보자 지명 철회와 민주당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직 반환을 촉구하며 로텐더홀에서 철야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민주당은 나 의원의 농성을 '무더위를 피하는 캠핑 농성', '웰빙 농성'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병주 최고위원은 "얄팍한 정치적 술수로 국정을 흔들지 마시라"며 "김밥, 커피, 선풍기, 텐트까지 동원한 웰빙 캠핑으로 국민의 마음을 살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2023년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의 체포동의안 처리를 앞두고 단식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정작 단식과 농성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민주당이 전문이지 않으냐. 민주당은 나 의원의 진정성을 비하하지 말고 협치의 길로 나오라"고 반박했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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