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거주 선실 약 1억 7800만원
생활비 매달 276만원 지불
인생의 노년기를 크루즈에서 보내고 있는 미국의 70대 여성이 화제다. 이 여성은 15년 장기 거주용 크루즈 선실을 구매해 현재 세계 여행 중이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CNN은 지난해 연말 평생 저축한 돈으로 크루즈 '빌라 비 오디세이(Villa Vie Odyssey)'호 선실을 구매해 현재 바다를 누비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 샤론 레인(77)의 삶을 조명했다.
오디세이호는 30년 된 선박을 개조한 장기 항해 크루즈로, 약 450개 객실을 운영 중이다. 현재 승객의 약 55%가 혼자 탑승한 승객으로 대부분 미국, 캐나다 출신이다. 지난해 9월 말 출항한 오디세이호는 전망이 제한된 객실의 가격은 12만 9000달러(약 1억 7600만원)부터 시작하며 월 생활비로 2인실은 1인당 2000달러(약 271만원), 1인실은 3000달러(약 406만원)를 추가로 내야 한다. 외부 전망이 보이는 객실은 16만 9000달러부터 시작한다.
요금에는 하루 세 끼 식사와 저녁 식사 시 주류, 와이파이, 진료비, 24시간 룸서비스, 객실 청소, 격주 세탁 서비스가 포함돼 있다. 레인은 "드디어 오랫동안 하고 싶었던 일을 할 수 있게 됐다"며, "더는 빨래를 할 필요도 없고, 장을 볼 일도 없다. 선상에서 생활하는 게 캘리포니아 집에서 생활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다"라고 말했다. 오디세이호는 보통 각 항구에 며칠씩 정박하며 추가 요금을 내면 기항지 관광을 즐길 수 있다.
레인이 머무는 선실은 배의 앞쪽에 있어 바다의 움직임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선실에서는 잠만 잔다는 그는 "선박 갑판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 날씨가 좋든, 좋지 않든 늘 갑판에 있다"며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고, 책을 읽을 수도, 바닷바람을 쐴 수도 있다"고 했다. 레인은 "여기 있는 사람들은 원래 여행을 좋아했던 사람들"이라며 "비슷한 성향을 가진 이들과 함께하니 더 편안하다"고 전했다. 단순한 인생을 원했다던 레인은 "15년이 지나면 집을 구할 수도 있지만 앞으로 15년간은 바다에서 생활하며 꿈꿔왔던 삶을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국내서도 은퇴 후 필요한 노후생활비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10여 년 사이 노후 생활비가 1.58배 이상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연말 국민연금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9차 국민 노후보장패널 조사) 부부 기준 적정 노후 생활비는 277만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9년 174만 6000원에 비해서 100만 원 이상 오른 수치입니다. 부부 기준 최소 노후생활비는 198만 7000원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연구원은 중고령자의 노후준비 및 노후생활을 파악하기 위해 2005년부터 2년 간격으로 국민 노후보장패널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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