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캐피탈, 스틱 지분 12.46%로 확대
소액주주 연대도 지분 늘리며 가세
행동주의 연대 지분율, 최대주주 뛰어넘어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스틱)가 주가 부양 압박에 직면했다. 미리캐피탈이 지분을 확대한 데 이어 얼라인파트너스와 소액주주 연대까지 가세하면서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국 자산운용사 미리캐피탈은 지난달 스틱 지분을 추가 매입해 지분율을 12.46%로 확대했다. 미리캐피탈은 스틱 지분 10%를 사 모은 뒤 한동안 잠잠하다가 지난해 12월부터 꾸준히 추가로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미리캐피탈은 일반투자 목적이라고 명시하고 있지만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국내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도 스틱의 지분을 6.64%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스틱 소액주주 연대도 최근 지분을 확대하며 압박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를 보면 30일 오후 기준 스틱 개인투자자 589명이 6%(249만8785주)를 모았다. 이들은 사측과 미리캐피탈, 얼라인과 접촉해 스틱의 자사주 소각을 추진하겠다고 나선 상황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24일 회사 측에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했으나, 형식적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주주연합은 "지난달 기업가치 제고 및 주가부양, 주주소통 강화를 위해 자사주 일부 소각을 건의했으나 회사는 의견을 무시하는 행태를 보였고 소통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에 주주들은 이번 임시주총을 통해 경영진에게 명확한 입장을 다시금 전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현재 미리캐피탈과 얼라인, 소액주주 연대의 지분을 합하면 최대주주의 지분을 훌쩍 뛰어넘는 상황이다. 스틱의 최대주주는 도용환 회장(13.46%)이다.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합하면 스틱 측의 지분은 19%다. 반면 미리캐피탈과 얼라인, 소액주주 연대의 지분율은 25.1%에 달한다.
당장 미리캐피탈과 얼라인이 소액주주 연대와 함께 움직임을 취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리캐피탈와 얼라인이 주주로 유입된 배경이 스틱의 저평가된 주가로 지목되는 만큼 주주제안 및 이사회 압박 등 행동주의 전선을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스틱이 상장사가 된 배경은 1996년 벤처기업에 투자하던 창업투자회사 시절로 거슬러 간다. 상장사인 DPC를 인수했고, 주식교환을 거쳐 DPC는 스틱의 모회사가 됐다. 이후 2021년 DPC는 스틱을 흡수합병했고, DPC의 이름을 스틱인베스트먼트로 바꾸면서 코스피 시장에 우회상장 하게 됐다. 당시 국내 PEF 운용사로서는 첫 코스피 상장이었다.
스틱의 주가는 상장 이후부터 횡보를 거듭하고 있다. 2021년 12월 주가는 1만4000원 안팎이었으나, 이후 하락 곡선을 그려 5500원대까지 떨어졌다. 이후 행동주의 펀드가 주주로 들어왔다는 소식에 주가가 반등하며 지난해 1만원 선까지 회복했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1만860원으로 장을 마치며 주가는 제자리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시장에선 스틱의 자사주 활용법을 눈여겨보고 있다. 스틱은 자사주 13.54%를 보유하고 있다. 자사주 상태에서는 의결권이 없지만, 최대주주에 우호적인 제삼자에게 처분하면 의결권을 되살릴 수 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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