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건강연맹, 설탕세 도입 설문조사 실시
응답자의 73.8% 설탕세 부과 찬성
대만에서 비만으로 인한 젊은 당뇨병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사탕 등 당류가 많은 식품에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 이른바 '설탕세' 도입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30일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건강연맹(THA)은 최근 대만인 11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73.8%가 설탕세 부과에 찬성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설탕세는 영국, 태국, 멕시코 등에서 먼저 도입된 바 있다. 영국의 경우 설탕세 시행 후 각종 대사장애, 만성질환, 암, 소아 천식 등 질병이 감소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대만 위생복리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만 성인의 과체중 및 비만율은 50.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 인구(약 2300만명) 가운데 당뇨병 환자 수는 250만명을 넘어섰으며, 매년 2만5000명씩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39세 젊은 성인의 당뇨병이 증가세가 가파르다.
50~59세 인구의 당뇨병 유병률은 2017년~2020년 기준 14%, 60~69세 인구의 당뇨병 유병률은 20%를 넘겼다.
대만에서는 버블티 등 당류 함량이 높은 음료가 인기가 많은데, 대표적인 음료인 700㎖ 밀크버블티 '전주나이차'에는 설탕이 60g 이상 포함돼 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하루 설탕 섭취량 기준인 25g을 훨씬 초과하는 수치다. 매체는 "의학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국민 음료로 불리는 고당 음료에 대한 중독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설문 조사 결과에서 응답자의 39.9%는 매주 3회 이상 설탕이 든 음료를 마신다고 답했다. 92.3%는 설탕이 포함된 음료가 건강에 해롭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위친 대만건강연맹 이사장은 설탕세 도입으로 비만과 당뇨병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당류가 높은 음료에 대한 가격 인상과 무설탕 음료에 대해 세금 우대 정책 등을 실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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