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한 대, 꼬리 부분 절반가량 잘려
조종사 포함 4명에게 정직 처분 내려져
항공기 사고로 사망할 확률 1370만분의 1
베트남 하노이의 공항 활주로에서 항공기 날개와 다른 항공기 꼬리 부분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8일 미 뉴욕포스트는 지난 27일 오후 2시쯤 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 활주로에서 베트남 항공 여객기가 자사의 다른 여객기와 부딪쳤다고 보도했다. 당시 호찌민시로 향하던 보잉787 여객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이동하던 중으로 디엔비엔으로 출발을 기다리며 활주로에 서 있던 에어버스 A321과 충돌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고 장면은 여객기 안에 탑승한 승객이 촬영한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영상을 보면 보잉787 여객기의 날개와 에어버스 A321 꼬리 부분이 충돌했다. 보잉787이 충돌 후에도 멈춰 서지 않고 그대로 이동하면서, A321의 꼬리 부분이 절반가량 잘렸다. 뉴욕포스트는 "이 영상은 보잉의 오른쪽 날개가 버터를 자르는 뜨거운 칼처럼 에어버스의 꼬리 안정판을 뚫고 지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 사고로 두 항공기에 탑승해 있던 승객 386명은 대체 편을 타고 목적지로 향했다. 다행히 이번 사고로 부상자는 나오지 않았다.
베트남 항공은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인 한편 각 항공기에 있던 조종사 총 4명에 대해 정직 처분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사는 베트남 민간항공국(CAAV)과 협력하여 충돌 원인을 조사하기 위한 독립팀을 구성했다. 예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에어버스 항공기는 활주로에 올바르게 주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매체는 전했다. 베트남 항공은 항공 당국과 긴밀히 협력해 책임 소재를 밝히고, 향후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지난해 8월께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통계학과의 아널드 바넷 교수 등이 항공운송경영 저널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2018~2022년 전 세계에서 항공기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할 확률은 1370만명 중의 한 명 수준이었다. 사고 확률이나 사망 확률 모두 일상생활 속에서 노출되는 위험보다 오히려 낮다는 것이 항공 전문가들의 일관된 설명이다.
미국 뉴저지주 엠브리 리들 항공대학(ERAU)의 항공안전학 교수인 앤서니 브릭하우스는 CNN에 "비행기에 타고 있을 때보다 공항으로 운전하는 길이 더 위험하다고 할 수 있다"며 "일부 국가에서는 비행기보다 에스컬레이터가 더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고의 빈도는 낮지만 항공기의 경우 한 번 사고가 나면 대규모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희생자와 유가족은 물론 사회 전반에 상당한 트라우마를 남기기에 여전히 관련 산업 종사자의 사고 예방과 많은 주의가 요구된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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