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거래역량'이 재무활동에 가장 유의미한 영향 미쳐
상명대 양세정 교수팀, 국내 금융 소비자 4000명 조사
재테크 생활에 필요한 핵심 능력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금융사 앱(스마트폰 프로그램)이나 온라인 결제 서비스 등을 잘 쓰는 '디지털 역량'이라고 분석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논문으로 학술지 '소비자문제연구'의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합뉴스는 29일 상명대 양세정 교수팀(소비자경제학)이 국내 금융 소비자 4000명의 설문 및 역량 평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디지털거래역량'이 건전한 재무활동에 가장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 교수팀은 통계 분석을 통해 한국소비자원이 2022년 만든 데이터를 갖고 개인 재무 활동의 건전성 점수(5점 만점)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능력 요인이 무엇인지 살펴봤다. 건전성 점수는 계획적 소비·저축을 하고, 위험(리스크)을 고려해 투자 판단을 내리며 상품 내용을 잘 따져 보험에 가입하는지 등을 평가해 매긴다.
연구팀은 재무지식, 재무태도, 디지털거래역량 3가지를 능력 요인으로 주목했다. 재무지식은 복리와 인플레이션 영향이나 보험 보상 방식 등에 관해 얼마나 아는지를 뜻한다. 재무태도는 노후설계, 분산투자, 부채 등에 대해 바람직한 가치관을 갖고 있으면 점수가 높아진다.
디지털거래역량은 금융·결제 서비스를 잘 다루는지를 넘어 온라인 광고와 순수 리뷰를 구분할 줄 아는지, 디지털 거래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수월히 해결할 줄 아는지 등을 종합 평가한 잣대다.
연구팀은 위의 요인들이 재무활동 건전성 점수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이어 소비자의 연령층(20대∼70대 이상)에 따라 이런 영향력이 일관되게 나타나는지 봤다.
결과는 디지털거래역량만이 전 연령층에서 두루 건전성 점수에 영향을 줬다. 20대 사회초년생이든 70대 이상 노인이든 디지털 역량이 뛰어나면 재무활동 건전성 점수가 좋았다. 재무지식과 재무태도는 영향력이 일관되지 않았다.
20대 청년과 60대에서는 재무지식 요인이 재무행동의 건전성을 올렸지만, 30∼50대에서는 별 효과가 없었다. 재무태도 요인은 30대와 50대∼70대 이상 노인 계층에만 영향력을 발휘했다.
이런 결과를 두고 연구팀은 금융의 비대면화와 디지털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현실과 관련이 크다고 분석했다. SNS와 메신저 등으로 재테크 정보를 접하고, 대출, 주식 투자, 연금 관리 등을 스마트폰으로 하기 때문이다. 결국 디지털 역량이 전 연령대에서 바른 재무활동의 기초 체력 역할을 했다.
양 교수팀은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디지털 거래 교육이 확대될 필요가 있으며, 특히 (노년층 등) 디지털 소외 계층을 위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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