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적 이야기 담은 블랙 코미디 영화 제작
주기성 구토 증후군(CVS)이라는 희소 질환을 가진 한 미국 여성이 자신의 희소병을 코미디로 승화시킨 사연이 전해졌다.
27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는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사는 샤리스 제루니안(29)의 사연을 전했다. 그는 스트레스나 불안감, 생리 전 증상을 느끼면 며칠 동안 계속 토하는 증상에 시달렸다. 심할 때는 한 시간에 15번까지도 구토를 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간혹 소화 불량을 겪긴 했지만, 이처럼 심한 구토 증상이 나타난 건 2021년부터였다. 증상이 멈췄다가도 다음 주에 다시 며칠간 토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체중이 줄고 일자리를 잃었다. 극심한 불안감과 자살 충동을 느꼈고, 이 때문에 다시 구토가 촉발되는 악순환이 펼쳐졌다.
그는 당초 편두통이라는 오진을 받았다. 하지만 2년을 헤맨 끝에 뇌와 장이 제대로 소통하지 못해 발생하는 '주기성 구토 증후군'이라는 희소 질환을 진단받았다. 주기성 구토 증후군은 전체 인구의 2%가 앓는 질병이다. 특히 여성과 젊은 성인, 편두통 병력이 있는 사람에게 더 많이 나타난다. 주요 증상은 매번 비슷한 시간에 시작해 비슷한 기간 동안 구토가 3회 이상 반복된다. 구토 직전에는 극심한 메스꺼움과 발한 증상까지 나타난다. 복통·설사·두통·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원인으로는 스트레스·흥분·특정 음식 및 음료 섭취 등이 지목된다. ▲술 ▲카페인 ▲초콜릿 ▲치즈 같은 음식이 증상을 유발할 수 있으며, ▲생리 ▲멀미 ▲과로 ▲과식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주로 증상을 관리하고 구토를 유발하는 요인을 피하는 생활 습관 개선에 중점을 둔다.
제루니안은 약물 치료를 받기 시작했고 다행히 증상이 예전보다는 나아졌다. 매주 구토를 하지만 전처럼 4~5일 지속되지 않고 1~2일 만에 끝났다. 어떨 때는 물과 젤리만 겨우 삼킬 수 있을 정도로 심한 증상이 나타날 때도 있고 사람들 앞에서 토할까 봐 집에만 있어야 하는 날도 있지만, 제루니안은 자신의 경험을 긍정적으로 승화시키기로 했다. 자신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블랙 코미디 영화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그는 영화 '낫씽 솔리드'의 각본을 직접 쓰고 연출을 맡았다. 제루니안은 "처음에 진단명을 들었을 때 부끄럽다는 생각이 더 컸다. 사람들이 이게 질병이라는 걸 이해하지 못하고 일을 빼먹기 위한 핑계라고 생각할까 봐 걱정됐다"며 "이 병을 감출 때가 훨씬 더 힘들었다. 세상에 털어놓고 영화로 만들면서 많은 위안을 얻었다"라고 밝혔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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