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인플루언서, 투병 중 심장마비 사망
사망 당시 체중 23㎏…"여성 대상화가 문제"
팔로워 약 90만명을 보유한 튀르키예의 여성 인플루언서가 2년에 걸친 거식증 투병 끝에 결국 사망했다. 이에 여성에 대한 사회적 압박과 외모 중심적 시선이 이번 비극을 불렀다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영국 더 선 등 외신은 25일(현지시간) 뷰티 인플루언서 니할 칸단(30)이 지난 21일 병원에서 거식증 치료를 받던 중 심장마비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칸단은 사망 당시 체중이 23㎏에 불과했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사망 전 매일 커피와 탄산음료 등으로 배를 채웠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최근 몇 년간 급격한 체중 감소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자동차 판매와 관련된 사기 및 자금 세탁 혐의로 동생과 함께 경찰에 체포된 이후 거식증 증세가 본격화, 최근 2년 동안 약 40㎏이 줄었다.
튀르키예 여성단체연합은 칸단의 죽음을 두고 "사회가 여성에게 가하는 외모 중심적 압박과 신체에 대한 강요가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여성을 대상화하는 TV 프로그램과 사회 전반의 분위기를 문제로 지적하며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거식증은 음식 섭취를 극도로 제한하며 체중 감량에 집착하는 섭식 장애다. 전문가들은 거식증이 우울, 불안, 강박 등 정신질환과 동반되기 쉽고, 심하면 저체온, 무월경, 탈수, 저혈압 등 심각한 신체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거식증은 유전적 요인보다 사회문화적 요인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타인의 시선, 비교 문화, 외모에 대한 평가 등이 주요한 배경으로 작용한다.
특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포되는 비현실적인 몸매 이미지와 다이어트를 미화하는 콘텐츠는 10~20대 청년층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들 콘텐츠는 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른 몸을 미화하며, 이른바 '뼈말라'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며 왜곡된 외모 기준을 확산시켰다.
질병관리청의 '성인 체질량지수(BMI) 분류에 따른 체중감소 시도율' 보고서에 따르면, 20대 여성의 30%가 정상 체중임에도 스스로를 비만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체중 감량을 시도한 20대 여성은 전체의 53.9%에 달했으며, 심지어 저체중에 해당하는 여성(14.8%) 중에서도 16.2%가 감량을 시도했다.
일반 인구와 비교해 거식증 환자의 사망 위험은 6배나 높고, 아울러 자살률이 가장 높은 정신질환 중 하나로 꼽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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