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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억 거래'는 존재하지 않았다…가짜 신고가에 들썩이는 서울 집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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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계약 없는 ‘신고가 받글’ 확산, 시장 과열 자극
허위정보가 호가 상승 부추기는 악순환도 우려
서울시·국토부 “시장교란 행위 적극 대응 중”

서울 부동산 시장이 과열 국면을 이어가는 가운데, 실거래로 확인되지 않은 '신고가 받글(받은 글)'이 온라인상에 무분별하게 확산하며 시장에 심각한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 서울 성동구의 대표적인 아파트 중 하나인 '센트라스'의 전용 84㎡가 22억원에 거래됐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업계 화제였다. 그런데 실제 계약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신고가 받글'이 집값 과열을 부추기고 있다.  사진은 서울 마포의한 부동산 공인중개업소 실거래 안내문. 윤동주 기자.

'신고가 받글'이 집값 과열을 부추기고 있다. 사진은 서울 마포의한 부동산 공인중개업소 실거래 안내문. 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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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부동산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센트라스 22억원 거래 완료"라는 게시물이 빠르게 퍼졌다. 하왕십리동에 위치한 센트라스는 2529가구의 대단지로 왕십리 뉴타운의 대표적인 아파트로 통하는 곳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해당 단지의 공식 최고가는 이달 3일 신고된 20억원이다. 소문대로라면 불과 한 달도 안 돼 2억원(10%)이 오른 셈이어서 시장의 이목이 쏠렸다.

하지만 이 '신고가 거래'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왕십리 일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해당 건은 단순한 실수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 중개인은 "'거래 완료' 버튼을 잘못 누르고 23억원으로 호가를 재입력한 사례였다"며 "실제 계약은 성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입력 오류로 올라간 가격이 커뮤니티를 타고 삽시간에 '진짜 거래'처럼 확산하면서 시장에 '신고가 착시'를 유발한 것이다.


이 같은 허위 정보 확산은 집값 과열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이달 셋째 주 서울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성동구는 전주 대비 0.99% 오르며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2012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은 주간 상승 폭이다. 성수동에서 시작된 상승세는 옥수·금호·행당·하왕십리동 등지로 확산 중이다. 일부 단지에선 매도인이 '배액 배상'(계약 해지 시 계약금의 두 배 반환)을 감수하고도 계약을 파기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한 중개인은 "실제 매물은 거의 없는 상황인데, 거짓 신고가나 부정확한 정보에 자극받은 매도인들이 호가를 억대씩 올리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허위 정보는 일명 '받글' 형태로 온라인에서 확산한다. 현장 중개업소의 말이나 추정치 등을 개인이 게시글로 받아 적어 올리는 식이다. 실거래 신고는 계약 후 30일 이내에만 제출하면 되기에 진위를 즉시 확인하기 어려운 점을 악용했다고 볼 수 있다.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하루 수십 건의 '신고가 받글'이 공유되고 있으며, 거래 여부가 불분명한 정보도 실제 가격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처럼 과열 기대감을 부추기는 정보가 허위일 경우 시장 전반의 신뢰를 해치고, 매수자와 매도자 간 혼선을 키울 수 있다.

당국도 이에 대한 문제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개별 커뮤니티나 메신저 채팅방 내 허위정보까지 일일이 통제하기 어렵지만,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등기 후 계약 취소나 매도자 간 담합 등 불법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으며 국토교통부는 부동산 가격 담합이나 허위 정보 유포 등 거래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에 대해 '부동산거래질서교란행위신고센터'를 통해 제보받고 있다. 누구나 클린부동산 홈페이지 또는 통합 신고센터(1644-9782)를 통해 신고할 수 있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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