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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핵시설 폭격 후폭풍…사라진 농축핵[AK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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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 "농축핵 400kg 행방 확인불가"
트럼프 행정부, 이란 핵능력 상실 확신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1일 단행한 이란 핵시설 대규모 공습의 실제 효과를 두고 미국 내에서 격렬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 능력을 "완전히 궤멸시켰다"고 주장했지만, 미 국방정보국(DIA)의 초기 평가보고서는 핵시설 파괴 효과가 제한적이며 이란의 핵 개발을 수개월 내지 수년 정도 늦춘 것에 그쳤다는 상반된 평가를 내놓았다.


21일(현지시간) 미군은 B-2 스텔스 폭격기 7대를 투입해 이란의 3대 핵시설인 포르도와 나탄즈, 이스파한 등을 겨냥한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이 작전에는 총 125대의 항공기가 동원됐으며, 무게 13.6톤(t)에 이르는 초대형 벙커버스터 폭탄인 GBU-57 대형관통폭탄(MOP)이 실전에서 처음 사용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전 직후 백악관에서 "이란의 핵농축시설이 완전하고 총체적으로 궤멸됐다"며 "핵위협을 제거하는 것이 목표였고, 공습은 놀라운 군사적 성공이었다"고 발표했다. 이번 작전에는 1대당 우리 돈 2조원이 넘는 B-2 스텔스 폭격기 외에도 항공모함 편대, 핵잠수함 편대 등 미군의 정예 전력이 총동원됐다.


특히 포르도 시설은 이란의 쿰 인근 산악지대 지하 깊숙이 건설된 지하 핵농축시설로, 2976개의 원심분리기를 보유할 수 있는 규모를 자랑하며 이란의 핵 개발 중추 역할을 해왔다. 미군은 이 시설을 60미터 지하까지 관통할 수 있는 벙커버스터 폭탄으로 집중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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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 국방정보국(DIA)이 작성한 초기 평가보고서가 언론에 유출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이 보고서는 공습이 이란 핵시설의 입구를 봉쇄하고 상당한 피해를 입혔지만, 이란의 농축핵을 완전히 파괴하지 못해 이란의 핵 개발을 수개월 정도만 지연시킨 것으로 평가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이 미군 공습 이전에 농축우라늄 일부를 시설 밖으로 미리 빼돌렸으며, 원심분리기들도 대부분 온전한 상태로 남아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가장 중요한 타깃이었던 포르도 시설의 경우 입구가 무너지고 인프라가 손상됐지만 지하 깊숙한 핵심 시설은 파괴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CNN이 최초 보도한 이 평가서는 미 중부사령부의 폭격 피해 평가를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7명의 관련자가 내용을 확인해 줬다고 전해졌다. 보고서는 "완전한 전투 피해 평가에는 며칠에서 몇 주가 소요될 것"이라며 "이 보고서는 정보기관 간 조율을 거치지 않은 예비 평가"라는 단서를 달았다.


해당 보도에 트럼프 행정부는 즉각 강력 반발했다. 카롤라인 리비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 평가서는 완전히 잘못된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을 폄하하고 완벽하게 수행된 임무를 수행한 용감한 조종사들의 신용을 떨어뜨리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미 중앙정보국(CIA)도 DIA 보고서와는 상반된 평가를 내놓았다. 존 래트 클리프 CIA 국장은 "신뢰할 만한 정보에 따르면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최근 표적 공습으로 심각하게 손상됐다"며 "역사적으로 신뢰할 만하고 정확한 정보원으로부터 여러 핵심 이란 핵시설이 파괴됐다는 새로운 정보가 있다"고 발표했다.


미국 공습 전 이란 이스파한의 지하핵시설 모습. AFP연합뉴스

미국 공습 전 이란 이스파한의 지하핵시설 모습.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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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작 약 400kg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란의 60% 고농축 우라늄의 행방은 알 수 없는 상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이란이 농축 우라늄을 어디로 옮겼는지 행방에 대한 정보가 없다고 밝혔다. 미국의 폭격 이후 해당 지역의 방사능 유출량도 예상보다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인해 IAEA는 미국이 이란과 다시 핵 협상을 해야 하며, 이란이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에 계속 머물게 해서 농축우라늄의 위치를 공개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반면 작전 성공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이란과 핵협상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며 이란의 핵능력 상실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란의 핵이 완전히 제거됐는지 여부에 따라 중동 정세는 크게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능력 상실 발표를 한 이후 이스라엘이 이란과의 휴전을 받아들였지만, 사실이 아닐 경우 단독으로 추가공세를 감행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작전이 북한과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도 상당하다. 북한 외무성은 23일 성명을 통해 이번 이란 공습을 "주권 국가에 대한 유린"이라고 규탄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자제하는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번에 실전 투입된 벙커버스터 폭탄은 원래 북한을 겨냥해 개발된 무기로 알려져 있어, 향후 북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미국의 강경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북한과 이란 모두 산악지형의 지하 핵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유사한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북한으로서는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마예나 PD sw93y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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