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안다는 건, 내 인생을 다시 쓰는 일”
팔순의 할머니들이 글을 배우며 써 내려간 詩가 무대 위에서 노래가 됐다.
그리고 그 감동이 또 다른 인생을 사는 고령군 어르신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경북 고령군은 지난 26일 성인문해 학습자들과 함께 칠곡교육문화회관에서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을 관람했다고 전했다. 이번 행사는 배움의 즐거움을 문화 속에서 발견하고 문해 학습자들의 동기를 북돋우기 위한 현장 체험 프로그램의 하나다.
뮤지컬 '가시나들'은 팔순의 나이에 글을 배우기 시작한 칠곡 할머니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무대 위에선 한글과 사랑에 빠진 할머니들의 유쾌한 고백과 눈물겨운 삶이 펼쳐졌다. 그 속엔 문해교육의 참뜻이, 여성의 억눌린 세월이, 그리고 인간의 품격이 오롯이 담겨 있었다.
공연을 지켜본 80대 어르신은 "내 이야기 같았다. 여자라는 이유로 참아야 했던 서러움이 떠올랐고 눈물이 났다"며 말끝을 떨며 눈시울을 붉혔다. 옆에 있던 동료 학습자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의 미소를 지었다.
이날 참가자들은 칠곡군의 '가시나들 벽화거리'도 함께 견학했다. 그림 속 할머니들이 전하는 메시지는 벽화 너머 삶의 무게를 덜어주는 듯 따뜻했다.
군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단순한 공연 관람을 넘어, 삶 속에서 배움을 이어가는 문해 교육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했다"며 "고령군은 배움과 문화가 만나는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적극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을 배운다는 것은 단순히 문장을 읽는 일이 아니다. 삶을 해석하고 억눌린 세월을 정리하며 늦게라도 자기 목소리를 찾는 일이다. 고령의 문해학습자들은 이날 칠곡 무대 위에서 자신의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마주하는 특별한 '수업'을 받았다.
영남취재본부 조충현 기자 jch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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