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경영권 프리미엄' 요구에 협상 지연
실적 부진에 투자 실패까지…경영난 극복 과제
코스피 상장사 신풍 의 매각 작업이 7개월째 난항을 겪고 있다. 많은 원매자가 인수 의사를 밝혔지만 가격 등 조건에서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사이 신풍의 적자는 누적되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풍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 제안을 받고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이 없다고 공시했다.
앞서 지난해 11월26일 신풍은 현저한 시황 변동에 따른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최대주주가 지분 매각 제안을 받고 검토 중이라고 공시한 바 있다. 이후 7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매각이 진행되지 않은 것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풍의 최대주주인 정학헌 신풍 회장은 본인 및 가족들의 지분 약 30%와 경영권 매각을 타진 중이다. 지난해 정 회장이 차명 계좌에서 실명 전환한 3% 지분도 포함됐다. 특수관계자인 창강재단 지분 4.1%는 제외됐다.
매각이 지연되는 이유는 가격 조건에 이견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 측은 지분 30%에 대해 400억~500억원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풍의 전날 시가총액이 390억원임을 고려하면 시가 120억원 수준의 지분에 약 300%의 프리미엄을 원하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신풍이 5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주가도 낮은 상황에서 높은 프리미엄을 주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신풍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228억원, 영업손실 44억원을 기록했다. 5년간 누적 영업손실은 270억원에 달한다. 올 1분기에도 매출액 58억원, 영업손실 9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지속했다.
신풍의 원래 사명은 '신풍제지'로, 1960년 설립된 회사다. 주 사업은 백판지 제조였는데, 2019년 평택공장이 고덕 국제화 계획지구개발에 따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수용되면서 사업을 중단했다. 공장을 이전할 수도 있었지만 정부와 보상금 관련 협상이 지연되며 대체 부지를 두 차례나 되파는 등 차질을 빚었다. 당시 중단된 제지 제조 매출은 1350억원 규모로, 신풍 매출의 87%에 달하는 큰 규모였다.
이후 신풍은 지류 유통 판매업만 영위하면서 신사업으로 수입자동차 판매, F&B 사업 등을 시작했다. 하지만 수입자동차 부문은 2023년 말 딜러 계약을 종료하며 사업에서 철수했고 F&B사업부에서 운영하는 샤브샤브 식당 역시 실적 저하로 압구정 매장을 접고 잠실 롯데백화점으로 이전한 바 있다.
자회사를 설립해 추진한 사업도 대규모 손실만 입었다. 신풍은 2023년 말 기준 150억원을 자회사에 투입했지만 이 중 134억원을 손상차손으로 반영했다. 세부적으로 에스피모터스 65억원, 트레바이오 60억원, 꿈의실현1331 9억원 등이다. 이 중 트레바이오는 신풍이 지난해 3월 보유 지분(70%) 모두를 손실 보며 12억원에 매각했는데, 공교롭게도 지난해 갑자기 영업이익 25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신풍 관계자는 "주업인 지류 유통 사업은 규모가 크지 않아 고정비 지출로 이익을 내기 쉽지 않고 신사업 및 투자 등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며 "매각 과정에서 양측이 만족할 만한 협상안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