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의 기회와 결과를 함께 나누는 '공정 성장'의 문 열어야"
"양극화와 불평등을 완화하고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으로"
"작은 차이 인정하고 포용하면 새롭게 출발할 수 있어"
첨단기술 투자와 재생에너지 전환 속도 동시 언급하기도
실용·국익 외교 강조…"외교엔 색깔이 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취임 이후 첫 국회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고 성장의 기회와 결과를 함께 나누는 '공정 성장'의 문을 열어야 양극화와 불평등을 완화하고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서 새 정부의 국정 방향을 밝혔다. '성장'에 방점을 찍으면서도 '공정'을 더해 보수와 진보가 주장해 온 개념을 혼합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겠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이날 시정연설에서 이 대통령은 '경제'를 24번, '성장'을 12번, '평화'를 5번, '공정'을 5번, '실용'을 3번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 다시 힘차게 성장하는 나라, 모두가 함께 잘사는 문화가 꽃피는 나라 그리고 안전하고 평화로운 나라는 만들겠다고 약속드렸다"면서 "무너진 경제를 회복하고 민생경제를 살리는 일은 지금 우리가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요즘처럼 저성장이 지속되면 기회의 문이 좁아지고 경쟁과 갈등이 격화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자본시장 정상화와 공정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자본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회복하면 경제도 살고, 기업도 제대로 성장 발전하는 선순환으로 우리 국민 모두가 바라는 코스피 5000시대를 열어젖힐 수 있다"고 했다. 공정과 관련해선 "새로운 나라, 진짜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은 대통령 혼자 또는 소수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공정하게 노력해서 일궈낸 정당한 성공에는 우리 모두가 박수를 보내는 그런 합리적인 사회를 꼭 만들어야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기득권과 특권, 새치기와 편법으로 움직이는 나라가 아니라 공정의 토대 위에 모두가 질서를 지키는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새로운 사회로 변화하는 과정은 고통을 수반하지만, 검불을 걷어내야 씨를 뿌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 된 힘으로 숱한 국난을 극복해온 위대한 우리 대한 국민들의 저력이라면, 어떤 어려움도 능히 이겨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라고도 했다. 또 이 대통령은 "작은 차이를 인정하고 포용하면 새롭게 출발할 수 있다"며 "짧은 기간이지만 이미 많은 것들이 회복되고 정상화되고 있다. 이제 한 걸음 더 나가자"고 덧붙였다.
산업 육성 방향과 관련해서도 첨단산업 투자와 재생에너지 전환을 동시에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 반도체 등 첨단기술 산업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전환을 조속히 완료해 기후 위기와 RE100에 대응해야 한다"면서 "바이오산업과 제조업 혁신, 문화산업 육성에도 힘을 기울여 세계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교 안보 분야에 대해서는 국익과 실용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외교에는 색깔이 없다며 "진보냐 보수냐가 아니라 국익이냐 아니냐가 유일한 선택기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익 중심 실용 외교로 통상과 공급망 문제를 비롯한 국제 질서 변화에 슬기롭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확보하는 일도 더없이 중요하다"며 "평화가 밥이고 경제다. 평화가 경제 성장을 이끌고, 경제가 다시 평화를 강화하는 선순환으로 국민의 일상이 흔들리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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