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대통령 비서실장들 치아 많이 빠져
강 실장 최근 잇몸영양제 먹기 시작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잇몸 영양제를 먹기 시작했다. 주변에서 "비서실장을 하면 이가 빠지는 경우가 많으니 미리미리 건강 챙겨라"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강 실장의 걱정이 단순한 기우는 아니다. 과로와 스트레스에서 기인한 '비서실장과 치아의 악연'을 여러 사례가 말해주기 때문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문 전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민정수석·비서실장으로 근무하는 동안 10개의 치아를 뽑았다. 그는 야당 대표할 때 하나를 더 뽑아 모두 11개의 임플란트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자서전 '운명'에 "웃기는 것은 나부터 시작해 직급이 높을수록 뺀 치아 수가 많았다. 우리는 이 사실이야말로 직무 연관성이 있다는 확실한 증거라며 우스갯소리를 했다"고 기록했다. 자신 외에도 당시 청와대에 근무하던 직원 중 치아를 뺀 사람이 많았다는 얘기다. 그만큼 일이 많고 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 볼 수 있다.
문 대통령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맡았던 임종석 전 실장도 1년7개월 근무하는 동안 6개의 치아를 빼고 임플란트를 했다. 임 전 실장의 뒤를 이은 노영민 전 비서실장도 치아를 여러 개 뺐다.
대통령제 국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은 단순한 비서가 아니다. 흔히 '권력의 2인자'로 통한다. 그만큼 힘이 세다는 얘기다. 이재명 정부 대통령실에는 비서실장, 안보실장, 정책실장, 외교안보보좌관 등 네 개의 장관급 자리가 있다. 비서실장은 유형에 따라 업무 스타일이 다르다. 대통령 보좌에 치중하는 '그림자형'이 있는가 하면 '왕실장'으로 불리는 실세형도 있다. 국회와의 소통에 능한 '소통형' 비서실장도 있다. 때로는 대통령에게 쓴소리하는 '정무형'도 빼놓을 수 없다. 공통적인 것은 비서실 전체를 통할해야 하니 업무가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때로는 국정감사 등에서 국회의 공세를 막아내야 하는 '방패' 역할도 해야 한다.
강 실장은 '비서실장과 치아의 악연'에서 예외가 될 수 있을까.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kumk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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