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나토 협력 2006년부터 시작
'인도·태평양 4개국'으로 정상회의 초청
3년째 참석하다 올해는 정상 불참
이재명 대통령 대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대리 참석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지난 24~25일 열린 이 회의는 매년 나토 회원국 국가원수, 혹은 정부수반이 모여 군사 동맹의 전략 의제를 논의하는 자리다. 한국은 나토 회원국이 아니지만 2022년부터 'IP4(인도·태평양 4개국)' 파트너 자격으로 매년 초청받고 있다.
2022년 신설된 'IP4' 자격…주요 파트너로 부상
나토 회원국 대부분이 유럽 국가인 만큼, 정상회의 의제도 유럽, 중동 안보에 집중돼 왔다. 그러나 나토는 최근 들어 유럽, 중동을 넘어 아시아·태평양으로도 활동 영역을 넓히기 시작했다. 이같은 노력의 일환이 2016년 신설된 파트너국 그룹인 IP4로, 인도·태평양 권역의 서방 동맹국인 호주, 일본, 한국, 뉴질랜드를 뜻한다.
이들 나라는 나토 회원국은 아니지만 '안보 파트너국'이라는 지위로 2022년부터 정상회의에 매년 초청받고 있다. 2024년 회의에 불참한 호주를 제외하면, IP4 정상들은 모두 지난해까지 총 세 차례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韓, 나토와 19년 협력…대북 제재서 안보 공조까지
한국은 2005년 말 반기문 당시 외교통상부 장관의 나토 본부 방문 이후, 2006년부터 나토와 본격적인 파트너십을 맺었다. 그동안 한국과 나토의 협력은 대북 압박 및 제재, 핵확산 금지 준수 등 북한 문제에 집중됐다. 그러나 미국이 2011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피벗 투 아시아(Pivot to Asia·아시아로의 회귀)'를 선언한 이후 국제 무대에서 한국의 중요성이 커졌다. 나토 회원국들은 미·중 패권 경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세계적인 안보 불안정성이 커지자 IP4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가 필요했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있었던 2024년에는 한국과 나토의 공조가 더욱 긴밀해졌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지난해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북한 군사 협력은 유럽,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를 동시에 위협하고 있다"고 규탄했으며, 나토 또한 "인도·태평양의 정세는 유럽 대서양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우리는 호주, 일본, 한국, 뉴질랜드와의 대화 및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회의에서 IP4 정상들은 바이든 전 대통령과 5자 회담을 가졌고, 협력 분야를 기존 안보뿐만이 아닌 양자컴퓨터, 사이버 보안 등 신기술 영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올해는 한·일·호주 정상 불참
IP4 초청은 올해 4년째를 맞이했지만, 이번에는 4개 파트너국 중 3국 정상이 직접 참석하지 않는 이변이 벌어졌다. 대통령실은 지난 22일 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산적한 국정 현안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이번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적극 검토했으나, 여러 국내 현안과 중동 정세로 인한 불확실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번에는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대리로 정상회의에 참석한 위 안보실장은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등을 만나 회담을 진행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도 정상회의에 불참하는 대신 리처드 마를스 부총리를 보냈다. 일본은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아닌 이와야 다케시 외무장관이 대리 참석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두 나라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와 관세, 국방 예산 문제로 마찰을 빚고 있다. 일본은 지난 4월 미국과 상호 관세 협상에 나섰으나 현재까지 진전이 없는 상황이며, 호주는 국방 예산 인상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충돌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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