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어 올 하반기 10가구
치료·재활 등 지원 특화형 주택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소방영웅주택을 공급한다. 소방영웅주택은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다 다치거나 장애를 입은 청년 소방관이 안정적인 주거환경에서 치료·재활 등을 지원받을 수 있게 한 특화형 주택이다.
25일 LH에 따르면 올해 공급할 소방영웅주택은 서울 서부권에 마련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올해 하반기 10가구 수준으로 공급된다. 지난해 1호 소방영웅주택은 서울 동부권에 마련됐다. LH는 영웅주택의 임대료를 주변 시세의 40~50% 수준으로 낮추고 심리상담, 재활 등 소방관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통합 지원한다. 소방청 자료를 보면 소방공무원 순직·공상자는 2014년 365명에서 2023년 1336명으로 크게 늘었다. 대형 사고 구조현장에 투입된 소방관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나 우울증, 수면장애 등 마음건강도 위협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공급한 첫 번째 영웅주택에는 아파트 화재 진압 과정에서 입은 부상으로 장애 판정을 받은 소방관 A씨, 인명 구조활동 중 낙상으로 발목인대가 파열된 B씨 등이 입주했다. 2014년 임관한 A씨는 잦은 부상에도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아 본인 몸을 돌볼 겨를이 없었다. 2019년 아파트 방화사건 현장에서는 오른손 근육이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다.
1호 소방영웅주택은 지하철역과 가깝고 광진소방서, 능동119 안전센터, 건대병원이 근처에 있다. 임대보증금 200만원에 월 임대료는 45만원으로 주변보다 싸다. 생활가전과 가구를 빌트인으로 제공하는 등 주거 편의성도 갖췄다. A씨는 "부상을 당해도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소방관의 숙명이라 생각하고 묵묵히 임무를 수행해 왔다"며 "소방영웅주택에 입주하게 되니 그동안의 노고를 나라에서 보상받은 느낌"이라고 전했다.
LH는 국가유공자로 선정되지 못한 청년 부상제대군인을 대상으로 한 특화주택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2023년 처음 공급한 영웅청년주택은 천안함 피격사건처럼 군 복무 중 불의의 사고를 겪은 군인의 사회 적응을 돕기 위한 주거지원 사업이다. 서울시 청년부상제대군인 상담센터에서 대상자를 추천받아 시세보다 최대 70% 낮은 가격에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걸 목표로 한다.
국가유공자가 가진 노후주택을 새로 단장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2023년부터 '명예를 품은 집(명품집)'이라는 사회공헌사업을 하면서 열악한 주거환경에 처한 국가유공자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있다. 지난해 4월 1호 명품집을 개소한 후 연말까지 총 224가구를 개보수했다. 올 연말이면 누적 300가구 이상이 가능할 전망이다. 국가보훈대상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주거용 건물이나 주택이 아닌 거처에 사는 보훈대상자는 1.8% 정도로 추산된다.
대전에 사는 곽창씨(88)는 독립운동가 후손으로 지난해 사업대상자로 선정됐다. 곽씨 부친 곽병도 지사는 독립운동 자금을 모집하고 운반하는 역할을 하다 1년 6개월간 옥고를 치렀다. 곽씨의 집은 1950년 지은 건물로 안팎으로 낡고 손볼 곳이 많았다. LH는 이를 철거하고 창호·단열·인테리어 마감 등 공사를 거쳐 새집처럼 꾸몄다.
LH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을 대상으로 거주안정과 생활서비스가 결합된 특화주택 공급을 꾸준히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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