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이어 연구·개발 분야 밸류체인 확보
오가노이드·트랙레코드·삼성서울병원 협업
삼성바이오, CRO에서도 차별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전임상 단계의 임상시험수탁(CRO) 서비스를 공식 론칭하면서 바이오 의약품 개발·제조의 밸류체인(가치사슬) 확장에 나섰다. 기존의 세포주 및 공정개발(CDO), 대규모 원액 및 완제 생산(CMO) 역량을 바탕으로, 이제는 신약 후보물질 탐색부터 상업 생산까지 모두 지원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막을 내린 세계 최대 규모 바이오 전시회 '2025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을 통해 CRO 사업 확장을 선언했다. 줄기세포 또는 조직 유래 세포를 3차원으로 응집해 배양한 '미니 장기 모델'인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윤리적 문제가 제기되는 동물 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임상실험 플랫폼을 만든다. 이 방식은 기존 실험방식보다 비용 부담은 적으면서도 85%에 달하는 높은 환자 유사성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를 통해 신약 발굴 초기 단계에서 고객사와 접점을 확대하고, 이른 단계에서부터 협업을 시작함으로써 고객 '록인 효과(잠금 효과)'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상명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전략팀장은 지난 17일 보스턴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오가노이드 사업 진출은 제조에서 기술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는 의미"라며 "CRO 사업 진출로 신약 개발 등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고객 중심의 '앤드 투 앤드(End to End·전주기)' 위탁연구개발생산(CRDMO)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CDMO는 전통적으로 임상 시료 생산과 상업 생산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지만, 최근 빅파마와 바이오벤처 모두 제품 개발의 앞단부터 후단까지 '통합형 파트너'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론자·우시바이오로직스·카탈란트 등 글로벌 CDMO 기업들도 이미 자체 세포주 플랫폼 및 제형개발 역량(CDO)은 기본으로 갖추고 있으며, 일부는 CRO 기능까지 내재화하며 밸류체인을 확장해 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경쟁 CDMO 기업들에 비해 CRO 사업에서는 후발주자다.
매출액 기준 글로벌 CDMO 1위 기업인 론자는 신약 개발 전주기 맞춤형 서비스뿐 아니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도전하는 오가노이드 관련 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다만 오가노이드 자체 배양보다는 연구에 필요한 첨단 기술과 고품질 인공 세포 등 연구 인프라 제공에 집중하고 있다.
카탈란트는 임상 계획단계에서 공급망 컨설팅과 리스크 평가·수요 예측 등부터 시작해 제조·포장·물류·사후관리까지 임상시험 전 단계에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소프트젤 캡슐 등 혁신적인 약물전달 플랫폼과 세포주 엔지니어링 등을 통해 다양한 치료제 모달리티(치료적 접근법)에 대응할 수 있다.
가장 공격적인 수직계열화 전략을 쓰고 있는 곳은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다. 이 회사는 'CRDMO' 모델을 앞세워 항체 후보물질 도출부터 비임상시험, 공정 개발, 임상시험용 시료 생산, 상업 생산까지 전 주기를 서비스하는 모델을 이미 구축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 걸쳐 글로벌 생산 거점을 빠르게 확장하며 고객사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쟁사들이 앞서 CRO 사업에 진출해 있는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트랙 레코드(수주 이력) 기반 맞춤형 오가노이드 서비스를 통해 경쟁력을 갖춰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향후 사업 확장 방안에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기존 오가노이드 업체들은 대부분 사업의 기반을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GMP)에 두고 있지 않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트랙 레코드를 기반으로 고품질의 맞춤형 오가노이드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경쟁력을 살려 시장 점유율 제고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과의 파트너십이 그래서 주목된다. 이 관계자는 "2025년 종양 부문 세계 3위 병원인 삼성서울병원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오가노이드 확보를 진행 중"이라며 "추후 다양한 글로벌 병원과도 협업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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