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Q·교촌 등 줄이어 중국 시장 진출
K-푸드 인기, 정부 소비진작정책 등 호조
韓프랜차이즈 가맹 브랜드 수는 감소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다시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한동안 주춤했던 중국 사업이 최근 K푸드 인기에 힘입어 재가동되는 분위기다. 다만 음식 문화가 지역별로 천차만별인 중국 시장의 특성상 단일 메뉴 중심의 프랜차이즈 모델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BBQ·교촌·굽네, 중국 시장 본격 확장
25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제너시스BBQ는 최근 중국 쓰촨성 청두에 'BBQ 빌리지 청두 동쟈오지이점'을 열었다. '동쟈오지이'는 청두의 성수동으로 불리는 지역으로, 음식 거리 및 쇼핑몰과 같은 젊은 층 중심의 소비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곳이다. BBQ는 해당 매장에서 황금올리브치킨, 양념치킨, 소이갈릭 등 치킨 메뉴와 함께 샐러드, 피자, 햄버거 등의 양식부터 찜닭, 떡볶이와 같은 한식까지 판매할 예정이다. 현지의 MZ세대 소비자들에게 'K푸드'와 한국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거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BBQ는 이미 2003년 중국에 진출해 한 때 400개 이상 매장을 운영한 바 있다. 하지만 2017년 사드 사태 이후 한한령 여파로 매장 수가 크게 줄었으며 사업도 자연스럽게 축소했다. 하지만 지난 5월 청두를 비롯해 베이징, 칭다오 등 중국 8개 전략 지역의 현지 기업 대표들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으며 다시 중국 시장에 드라이브를 거는 중이다. 올해 하반기까지 각 지역에 직영 매장을 오픈하고, 중국 전역에 10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
BBQ뿐 아니라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들도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2008년 상하이 차오바오 직영 1호점을 시작으로 중국에 첫 진출했으며 지난해부터 중국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교촌치킨의 중국 내 매장 수는 19개로 전년 13개 대비 46% 늘었다. 지난 2월엔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선전에 위치한 프리미엄 쇼핑몰 '치엔하이 완샹청'에 매장을 열었다. 중국 젊은이들의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하는 시장인 만큼 중화권 시장 공략을 위한 '테스트베드'로 프랜차이즈들이 손꼽는 지역이다. 교촌치킨은 선전점을 비롯해 상하이와 항저우 등 중국 주요 도시 등에 18개 가맹점을 운영 중이다.
다이닝브랜즈그룹이 운영하는 치킨 브랜드 bhc는 현재 중국 본토엔 매장이 없고 홍콩에서만 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bhc는 2023년 12월에 홍콩 첫 매장을 오픈했으며,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끄는 것을 바탕으로 주변 국가에도 신규 매장을 낼 계획이다.
굽네치킨도 중국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굽네치킨은 2015년 8월 중국 광저우에 첫 매장을 오픈하며 시장에 진출했으며, 같은 해 11월 광둥성 주하이에 3호점을 개설하는 등 중국 내 매장 수를 늘려가고 있다. 굽네치킨의 '고추바사삭'이 인기가 높다는 설명이다.
포화 내수시장…해외에서 활로 찾는다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중국 시장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그만큼 성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중국은 인도와 함께 세계 최대 소비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중국 외식 시장 규모는 약 5조 위안(한화 약 1000조원)으로 추산된다. 연평균 1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하며 빠르게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 한한령 완화 기류와 K푸드에 대한 중국 젊은 층의 관심이 더해지면서 국내 브랜드들에겐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적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시장이 성장 한계에 부딪힌 점도 중국 진출을 서두르게 하는 요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프랜차이즈 가맹 브랜드 수는 1만2377개로, 전년보다 0.4% 줄었다. 이는 2019년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한 것이다. 외식업종 전체 브랜드 수는 0.6% 감소했고, 이 중 치킨 프랜차이즈는 3.3%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윤홍근 제너시스BBQ 그룹 회장(가운데)과 글로벌 사업부 관계자들이 중국 쓰촨성의 성도인 청두에 오픈한 'BBQ 빌리지 청두 동쟈오지이점'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제너시스BBQ
원본보기 아이콘다만, 업계는 중국 시장의 매력만큼이나 위험성도 크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은 지역 간 식문화 차이가 커, 단일 레시피와 운영 방식만으로는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것이다.
프랜차이즈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의 대량생산이나 대량소비 시대가 저물면서 이제 중국 소비자들은 건강이나 특별한 경험 등 세분화된 가치를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주 소비층이 젊은 세대로 바뀐 만큼, 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제품 개발이나 마케팅 전략, 매장 인테리어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 프랜차이즈 시장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고 말할 수 있다"며 "국내외 브랜드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레드오션인 만큼, 명확한 차별화 전략 없이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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