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치몬트코리아, 4년만에 매출 1조원 늘어
명품 가방, 의류 대신 주얼리 소비 늘어난 덕분
주얼리 브랜드 올해 상반기에만 두차례 가격 인상
올해도 한국 시장서 최대 실적 기록 전망
스위스 명품 그룹 리치몬트가 한국 시장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까르띠에·반클리프 아펠 등 고가 주얼리와 시계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리치몬트코리아의 연간 매출이 1조8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4년 전보다 약 1조원 증가한 수치다.
24일 리치몬트코리아가 제출한 감사보고서(2024년 4월 1일~2025년 3월 31일)에 따르면 이 기간 매출액은 1조7952억원으로 전년(1조5014억원) 대비 약 3000억원(16.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1302억원으로 전년 대비 300억원 증가했고, 순이익은 816억원을 기록했다.
리치몬트코리아는 리치몬트그룹의 한국법인이다. 리치몬트코리아는 까르띠에와 반클리프 아펠, 부첼라티, 델보, 끌로에 등 고급 패션·주얼리 브랜드와 IWC, 예거 르쿨트르, 피아제, 바셰론 콘스탄틴 등 명품 시계 브랜드를 국내에서 운영하고 있다. 리치몬트그룹은 스위스 스와치그룹, 프랑스 루이뷔통모네헤네쉬(LVMH)와 함께 세계 3대 시계·주얼리 그룹으로 꼽힌다.
리치몬트코리아는 코로나19 이후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중이다. 2020년 864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후 2021년 1조1860억원, 2022년 1조3979억원, 2023년 1조501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명품 가방 대신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주얼리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두 자릿수 대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매출이 늘면서 본사로 보내던 배당금도 늘었다. 전년도 본사로 향한 배당금은 534억6000만원이었지만 이번에는 38% 급증한 738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기부금은 5억7000만원에서 소폭 줄어든 4억9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실적을 발표한 명품 주얼리 티파니, 불가리 등도 한국 시장에서 사상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다. 티파니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액으로 378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7% 신장했다. 불가리코리아는 매출액 4191억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23% 급등했다.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인 롤렉스의 한국법인의 지난해 매출액은 3426억원으로 16% 신장했다.
시계, 주얼리 명품 브랜드들의 매출이 늘어난 것은 명품 주얼리와 시계 선호도가 짙어졌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가방과 신발, 의류 분야에서 명품을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평생 사용할 수 있는 주얼리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모습이다. 오동준 다미아니 그룹 한국 지사장은 "명품 소비를 이끌었던 가방의 경우 신상품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낡는다는 단점도 있다"며 "매일 문신처럼 사용할 수 있는 주얼리와 시계로 소비 트렌드가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가격 인상이 이어진 것도 실적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브랜드들은 가격 인상의 이유로 대표 원재료인 금값 상승을 꼽고 있다. 롤렉스는 지난해 처음으로 1월과 6월 두차례 인상에 나섰다. 까르띠에는 지난해 5월, 10월, 불가리는 지난해 4월과 10월 가격 인상에 나섰다. 이외에도 반클리프 아펠(5월), 티파니앤코(1월, 10월) 등도 가격을 올렸다. 인상률은 5~10% 수준이다. 다만 명품 주얼리를 구매하려는 수요가 높아지면서 가격 인상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백화점에는 오픈런 행렬이 펼쳐지기도 했다.
명품 주얼리와 시계 브랜드의 실적 오름세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가격 인상 소식은 더 빨라진 반면 명품 주얼리와 시계를 사려는 수요는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까르띠에는 올해 2월과 5월 가격을 인상했다. 불가리도 4월, 6월 가격을 올렸다. 티파니앤코도 2월과 5월 두차례 가격을 올렸고 반클리프 아펠도 올해 1월과 4월 두차례 인상했다. 시계 브랜드 IWC도 지난 3월에 이어 이달 가격 인상에 나섰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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