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에 LG AI연구원장
중기부에 한성숙 네이버 前 대표
현장 뛰던 기업인 정부 전면에…AI 정책 속도
AI 치중 인선 우려도
기초과학·통신·산업 균형 과제 남아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는 24일 한국의 인공지능(AI) 기술 수준에 대해 "분명히 저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컴퓨팅 인프라와 데이터가 보완된다면 세계적인 수준의 AI를 개발하고 서비스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배 후보자는 이날 서울 종로구 광화문 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산업 현장에서 AI 연구와 개발에 몸담아 온 사람으로서 그간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쏟을 수 있게 돼 무한한 영광"이라고 장관 후보 지명 소감을 말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내각 인선에 AI 기업인들이 전면 배치되면서 기술 기반 실용주의 국정기조가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로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가 각각 지명되면서 AI업계는 "예상 밖이지만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두 인물 모두 기업 현장에서 직접 AI 전략을 기획하고 실행해 온 대표적인 민간 전문가다. 배 후보자는 한국형 초거대 AI모델 '엑사원(EXAONE)'을 개발한 LG AI연구원 초대 원장이며, 한 후보자는 네이버 대표 재임 당시 벤처투자 플랫폼 'D2SF'와 창작 생태계 구축 프로젝트 '프로젝트 꽃'을 주도했다.
업계는 이번 인사를 '실용형 리더십의 제도화'로 해석하고 있다. 조준희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은 "기업을 25년 가까이 했지만 이번에는 정말 산업 기반 AI 정책이 나올 수 있을 거라는 느낌이 든다"며 "LLM을 실전에서 다뤄본 사람은 국내에 거의 없고, 배 후보자와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 정도가 실질적 선두이며 그 외에는 대부분 교수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사람 모두 1970년대 중후반생으로, 단순히 젊은 인사가 아니라 가장 앞에서 기술을 이끌어온 실전 전문가라 기대가 된다"고 강조했다.
인터넷기업협회 관계자는 "실제 LLM 개발 경험이 있는 민간 인사들이 들어왔다는 점에서 산업계의 기대치가 크다"고 전했다. 현장에 대한 이해도도 강점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배 후보자는 단지 전략만 짠 게 아니라 현장에서 개발자들과 함께 일해 본 사람으로 AI 전략이 기술자들과 괴리된 선언에 그치지 않고 산업의 목소리를 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의 내부 고민을 잘 아는 기업인을 요직에 앉힌 건 실용주의 노선을 표방한 새 정부의 방향과 맥락이 같아 보인다"며 "정부 차원에서 그간 기업인들이 해냈던 성과들을 유심히 보고 파악해 왔기에 이런 인사가 가능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과기정통부 내부에서는 다소 뜻밖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AI에 전문성이 있는 건 분명하지만, 장관은 주로 학계나 행정 경력을 갖춘 인물들이 맡아온 자리라 내부적으로는 다소 의외라는 분위기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AI 기술 이외에 기초과학, 통신정책 등 과기정통부가 다뤄야 할 전방위 과제들이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학계에선 "AI 정책이 기술 산업의 핵심이 된 건 분명하지만, 정부는 전체 생태계를 설계하는 균형자 역할도 중요하다"며 "AI조차도 산업·데이터·교육이 맞물린 생태계 문제이기 때문에 실용성과 연구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전영주 기자 ange@asiae.co.kr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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