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연설 도중 공습 소식 접한 버니 샌더스
"명백한 헌법 위반" 목소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시설 공격을 단행한 가운데 이 소식에 반응하는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의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스위크에 따르면 진보 성향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은 전날 엑스(X·옛 트위터)에 '과두정치 타도 투어'(Fighting Oligarchy Tour) 중 오클라호마 털사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에서 촬영한 영상을 게재했다.
1분13초짜리 영상에서 샌더스 상원의원은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소식을 접한 뒤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명서를 읽던 중 잠시 말문이 막혔고, 이어 믿기지 않는다는 듯 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이후 곧장 관중석에서 큰 야유가 터져 나왔고 "No more war(전쟁은 그만)"이라는 구호가 이어졌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이에 고개를 끄덕이며 "나도 동의한다"고 답했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방금 들은 이 소식은 단지 뉴스가 아니다. 이는 너무나도 명백한 헌법 위반"이라며 "이 나라가 전쟁을 할 수 있도록 승인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은 미국 의회다. 대통령은 그 권한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영상은 약 582만회 조회수를 기록하는 한편 10만 건이 넘는 '좋아요'를 받았다.
샌더스는 "미국 국민은 베트남과 이라크에 대해 거짓말을 들었고 그 결과는 비극이었다"며 "지금도 또다시 거짓말이 반복되고 있다. 역사가 되풀이되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다"고 뉴스위크에 밝혔다.
미국은 21일 오후(미 동부시간 기준)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 핵시설 3곳에 대한 공격을 단행했다. 공격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포르도와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의 3개 핵 시설에 대한 매우 성공적인 공격을 완료했다"며 "포르도는 끝장났다"고 밝혔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이번 공격이 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일부 인사들 대통령의 단독 군사행동이 미국 헌법을 위반했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토마스 매시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과 로 카나 민주당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군사행동을 제한하기 위해 대통령이 이란을 공격하기 전 의회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전쟁권한결의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다만 전쟁권한결의안이 통과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뉴스위크는 "현재 양원 모두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어 통과 전망은 밝지 않다"고 전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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