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갈등 고조…파월 의장 발언 등 남아
불확실성↑…코스피 3000 두고 공방 전망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면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미국 증시의 지수 선물도 일제히 하락세다.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청문회 등 굵직한 일정이 남은 만큼 이번주 코스피는 3000포인트 안착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22일(현지시간) 오후 6시30분 기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선물은 0.43% 떨어졌다. S&P500 선물과 나스닥 지수 선물도 각각 0.46%, 0.60% 내렸다. 미국의 공습에 맞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호르무즈 해협은 국제 원유 20%가량이 통과하는 지역으로 이곳이 봉쇄되면 국제 유가가 급등할 수 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최악의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오르고,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6%에 육박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주 약보합 마감한 미 증시에 불안감이 더 짙어지는 모양새다. 앞서 지난 20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500지수는 전날 대비 0.22% 내린 5967.84에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 나스닥종합지수도 1만9447.41로 거래를 마치며 전일보다 0.51% 떨어졌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만 0.08% 오른 강보합 마감했다.
이번주 첫 거래일인 23일에는 6월 S&P가 미국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를 발표한다. 미국의 업황을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다. 오는 24~25일에는 파월 의장이 미국 하원에 출석해 반기 통화정책 보고에 따른 의회 증원을 이틀 동안 진행할 예정이다. 미국 경제와 통화정책 현황을 설명하고, 대내외 리스크와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입장을 내놓을 전망이다.
국내 반도체주 투자심리와 연결된 미 정부의 반도체 수출 규제 여부도 관건이다. 미국 상무부가 전 세계 반도체 업체들의 중국에 대한 미국 장비 수출을 허용하는 '포괄적 수출 면제' 철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번 수출 허가를 받으면서 비용 부담이 증가할 위험에 처한 것이다.
국내 증시는 3년 6개월 만에 처음 돌파한 코스피 3000선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달 들어 외국인이 5조원대 대규모 순매수를 이어가면서 기업 지배구조 개선 기대감, 추경 편성 기대 등이 주요 동력이었다.
정책 모멘텀이 유효하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 기대감이 상존하는 만큼 지수 상승 요인은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그동안의 급등으로 차익 실현 욕구도 누적된 점을 주의해야 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중 이란과 미국의 상호 대응 소식이 증시 변동성을 유발하겠지만 위험자산 매도 확대보다는 관망 대응이 적절하다고 본다"며 "이번주 코스피는 미국발 이벤트에 영향을 받아 3000포인트 내외에서 공방전을 펼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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