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의회,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의결
"최고국가안보회의가 최종 결정"
BE·JP모건 "유가 배럴당 130달러 돌파"
이란 의회가 22일(현지시간) 자국 내 주요 핵시설 3곳에 대한 전날 미국의 공습에 대응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기로 결정했다. 중동의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란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현재 70달러대 중반인 국제유가가 최고 13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이란 국영 프레스TV 보도에 따르면 이란 의회의 에스마일 쿠사리 국가안보위원장은 "최종 결정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에 달려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지역의 핵심 원유 수송로다. 수심이 얕고 대형 유조선이 통과할 수 있는 항로가 제한적이며, 대부분의 선박이 대부분 이란 영해를 지나야 해 이란이 사실상 해협을 통제하고 있다. 전 세계 일일 원유 공급량의 약 5분의 1이 이 곳을 거쳐 가는 만큼, 실제 봉쇄가 이뤄질 경우 유가 급등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BE)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실제로 봉쇄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JP모건과 옥스포드 이코노믹스 이 시나리오에서 유가가 13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가장 심각한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급등하고, 미국의 연말 물가 상승률은 6%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에서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도 제기됐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오전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자살 행위"가 될 것이라며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는 "그들의 전체 경제가 호르무즈 해협을 관통하고 있다"며 "그들이 자국 경제를 파괴하고 세계에 혼란을 초래하길 원한다면 그들의 결정이겠지만, 그런 선택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란은 과거 1980년대 이라크와의 전쟁 당시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대 유조선과 상선에 대한 공격, 기뢰 설치 등으로 일시적 통행 제한을 시도한 적은 있지만, 전면 봉쇄를 단행한 적은 없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