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 보도, 트럼프 이미지 미화하기 위한 법안
미국 공화당 하원 의원들 사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찬양'하는 법안 발의가 잇따르고 있다.
연합뉴스는 22일 워싱턴포스트(WP)를 인용해, 그렉 스투비 의원(플로리다)은 지난달 말 수도 워싱턴의 메트로폴리탄 지역 교통국(Washington Metropolitan Area Transportation Authority·WMATA)이 기관 명칭을 변경하지 않으면 자금 지원을 중단하는 법안을 발의했다고 보도했다.
스투비 의원은 이 기관의 이름을 '워싱턴 광역 접근을 위한 메트로폴리탄 당국(Washington Metropolitan Authority for Greater Access·WMAGA)'으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약칭에 들어가는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구호다.
이 법안은 WMATA의 대표적 철도 노선인 메트로레일(Metrorail)도 '트럼프 트레인(Trump Train)'으로 바꾸는 내용도 담았다.
스투비 의원은 이에 앞서 '트럼프 250달러 지폐법' 발의에도 참여한 바 있다. 내년에 건국 250주년을 맞는 것을 기념해 250달러짜리 지폐를 발행하고,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초상화를 넣자는 내용이다.
당시 그는 "바이든 인플레이션은 경제를 파괴해 미국 가정이 더 많은 현금을 가지고 다니도록 강요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인플레이션과 싸우고 미국 가정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런 업적은 초상을 화폐에 넣는 것으로 인정받을 만하다"고 주장했다.
이 법안을 발의한 조 윌슨 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성명에서 "가장 가치 있는 지폐에, 가장 가치 있는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브랜던 길 의원(텍사스)은 100달러 지폐에 트럼프 대통령 초상화를 넣자는 '2025년 황금시대법'을 발의했다. 현재 발행되는 최고액권인 100달러 지폐에는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벤저민 프랭클린 초상화가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과거 미국은 5센트에 당시 살아 있던 재무부 관리 스펜서 클라크의 초상화가 그려져 여론의 반발을 산 뒤 1866년 미국 의회는 살아 있는 개인의 얼굴을 화폐에 넣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결국 이들 법안은 모두 현행법과 배치되는 셈이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을 기리거나 그의 이미지를 미화하기 위한 법안들은 취임 직후 경쟁적으로 발의돼 최소 8건에 이른다고 보조했다.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의 이름을 '도널드 J. 트럼프 국제공항'으로 바꾸자는 법안,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인 6월 14일을 국경일로 지정하는 법안, 미 사우스다코타의 러시모어산에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을 조각하는 법안 등이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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