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 모기 박멸 위한 조치
하와이 고유종 보호 목적
하와이의 고유 조류를 감염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과학자들이 이례적인 생태 전략에 나섰다.
최근 복스닷컴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연구진은 거대한 드론을 이용해 하와이 마우이섬 깊숙한 숲에 특별한 모기를 담은 캡슐을 공중에서 분산시키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모기가 아니라 새(Birds, Not Mosquitoes)'라는 이름의 생물보전 단체가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특정 박테리아에 감염된 수컷 모기를 집중적으로 살포해, 하와이 지역에서 외래 모기의 개체 수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와이 원주민 조류는 조류 말라리아에 특히 취약한데, 이는 19세기 초 외부에서 유입된 모기가 옮기기 시작하면서 급속히 퍼졌다. 지금까지 하와이에서만 발견되는 꿀먹이새(honeycreeper) 중 25종 이상이 멸종했고, 현재 생존 중인 17종은 고지대처럼 서늘한 환경에서만 살아남아 모기의 영향을 덜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기후 변화로 인해 해발고도가 낮은 지역에도 평균 기온이 상승하면서 모기의 서식 가능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고지대까지 모기가 침투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과학자들이 사용하는 전략은 '볼바키아'라는 박테리아를 활용한 것이다. 이 박테리아에 감염된 수컷 모기는 암컷과 교미하더라도 알이 부화가 되지 않도록 만들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모기 수를 줄일 수 있다는 논리다. 해당 수컷 모기들은 사람을 물지 않아 감염병 전파 위험도 없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이 사업은 현재까지 마우이와 카우아이 등 일부 지역에 약 4000만 마리 이상의 수컷 모기를 살포했다. 최근에는 대형 드론을 이용해 더욱 넓고 접근이 어려운 지역까지 방사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다만 실질적인 생태 효과가 입증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 전략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고, 장기적으로 얼마나 모기 개체 수와 감염병 전파를 억제할 수 있을지는 좀 더 관찰이 필요하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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