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가 20일 검찰청, 방송통신위원회, 해양수산부의 업무보고를 잇달아 중단했다. 사실상 공직 사회 '기강 잡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조승래 국정기획위 대변인은 20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날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해수부 업무보고와 관련해 "업무보고 전에 보고자료가 일방적으로 유출됐고 이에 대한 해수부의 설명과 태도가 불명확했다"며 "보고가 무의미하다고 판단해 분과장이 보고 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오전 진행된 검찰청에 대한 업무보고에서도 마찬가지로 대통령 핵심 공약에 대한 검토가 부족했다"며 "대통령 공약에 대한 충실한 이해를 바탕으로 (공약을) 이행할 수 있는 방안을 준비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진행된 방통위 업무보고 역시 중단됐다. 이에 대해 조 대변인은 "과거 윤석열 정부의 정책적 실패에 대한 반성과 개선의 의지가 보이지 않고 방송의 독립성·공공성에 대한 의지가 분명히 보이지 않는다"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가 불충분하다는 점들을 고려해 업무 보고를 다시 진행하는 것으로 했다"고 했다.
조 대변인은 "새로운 정부가 출발했다는 건 대통령을 선출한 국민주권 발현의 결과"라며 "부처 업무보고는 국민이 선택한 새로운 정부가 새로운 정부의 공약을 어떻게 이해하고 구체적으로 실현할지 그 계획을 보고받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의 위기와 비정상을 어떻게 해결할지, 새로운 정부의 대통령과 공직자가 지혜와 힘을 모으는 과정으로 이해하는 게 맞다"며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공유하고 인식을 통일시켜 나가고 비전을 서로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끝까지 새로운 변화에 대해서 저항하거나 또 제대로 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부처 혹은 공직자가 있다면 정말 곤란하다"며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며 공직자의 자세도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날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국정기획위를 두고 "점령군"이라고 비판한 것을 두고는 "우리가 점령군 행사를 한다거나 누군가를 길들이거나 군기 잡는 문제는 아니"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국정기획위는 해수부와 방통위의 업무보고를 각각 25일과 26일 다시 진행하기로 했다. 또 검찰 업무보고와 관련해선 오는 24일까지 관련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청하고 25일 다시 업무보고를 진행하기로 했다.
문혜원 기자 hmoon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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