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이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를 피해 말레이시아 내 데이터센터를 임대해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사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말레이시아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투자통상산업부는 중국 기업이 자국에서 엔비디아 칩이 장착된 데이터센터 서버를 이용해 AI 거대언어모델(LLM)을 학습시켰다는 언론 보도 관련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투자통상산업부는 성명을 내고 "국내법이나 규정을 위반한 사항이 있는지 관련 기관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WSJ은 최근 중국 엔지니어들이 미국 칩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AI 모델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담은 하드 드라이브를 말레이시아로 반입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말레이시아 내 한 데이터 센터에서 고성능 엔비디아 칩을 탑재한 서버를 임대해 AI를 훈련했고, 최근 AI 모델을 포함한 수백 기가바이트(GB) 분량의 데이터를 갖고 중국으로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엔비디아 등 첨단기술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통제하고 있으나, 말레이시아는 이에 적용받지 않는다.
투자통상산업부는 반도체 및 AI 분야 기업을 포함해 말레이시아와 국제 무역법을 위반한 것으로 밝혀진 모든 기업에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불법 거래나 수출 통제 우회 시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번 의혹으로 인해 미국이 말레이시아 상대로 칩 관리 강화 등의 압박 강도를 높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SCMP는 미국이 그간 제3국을 통한 중국의 첨단 칩 접근을 주시한 만큼 미국과 말레이시아 관세 협상에 이번 의혹이 잠재적인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말레이시아 전략 자문사 덴수이의 에릭 로 파트너는 이제 말레이시아가 자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가 철저하다고 미국에 확신을 줘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이번 사건이 수출 통제 미준수나 국가안보 위협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SCMP에 말했다. 그는 "이로 인해 말레이시아의 무역 협상이 위험에 처할 수 있으며, 미국에서 사업을 운영하거나 미국과 거래하는 말레이시아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해외출장 가서 데이트할래요"…젊은층 푹 빠진 '블레저' 트렌드[세계는Z금]](https://cwcontent.asiae.co.kr/asiaresize/93/2022051413371566779_1652503035.jpg)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