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부터 사사건건 충돌 전례
멜로니 표정 두고 다양한 해석 나와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나버린 캐나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밀담을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1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영상들을 보면,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개막식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옆자리에 앉은 멜로니 총리에게 귓속말을 나누는 장면이 포착됐다. 당시 회의장에 입장한 각국 정상들이 원탁에 착석하는 상황이었다. 의장국인 캐나다 마크 카니 총리를 중심으로 왼쪽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른쪽엔 마크롱 대통령이 앉았다. 마크롱 대통령 옆엔 멜로니 총리가 앉았다.
회의 시작에 앞서 정상들의 마이크가 꺼진 가운데 마크롱 대통령은 멜로니 총리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자 멜로니 총리는 마크롱 대통령 쪽으로 몸을 크게 기울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입을 가린 채 멜로니 총리의 귀에 대고 무언가를 속삭였고, 멜로니 총리는 반대편을 응시하면서 마크롱 대통령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후 마크롱 대통령을 향해 엄지를 치켜들거나 그를 흘끗 쳐다보며 눈을 굴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두 사람은 30초 넘게 대화를 이어갔다.

지난 16일 캐나다 앨버타 카나나스키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왼쪽)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X(엑스)
원본보기 아이콘두 사람 사이에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 가운데, 두 사람의 대화가 더욱 화제인 이유는 멜로니 총리가 2022년 10월 집권한 이후부터 두 지도자는 사사건건 충돌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이탈리아에서 개막한 G7 정상회의에서는 공동성명에 '낙태권 보장' 내용을 넣는 문제를 두고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마크롱 대통령이 프랑스 헌법에 낙태의 자유를 명시한 것을 언급하며 "이탈리아엔 프랑스 같은 감성이 없다"고 비판하자 멜로니 총리는 "G7에서 선거 운동하지 말라"고 쏘아붙였다.
프랑스는 멜로니 총리가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관세 분쟁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자 관세 문제는 EU 차원에서 해결할 문제라며 멜로니 총리가 유럽의 단결을 저해할 수 있다고 불쾌감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문제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이 독일·영국·폴란드 등 '소규모 리더 그룹'을 구성해 별도로 협의하면서 이탈리아를 배제하는 모습을 보여 멜로니 총리의 불만을 샀다.

지난 16일 캐나다 앨버타 카나나스키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왼쪽)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X(엑스)
원본보기 아이콘두 사람의 모습을 두고 누리꾼 사이서 당시 상황을 두고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다. 누리꾼은 "멜로니는 마크롱의 의견에 동의한 것처럼 보인다", "멜로니는 진짜 다양한 표정을 가지고 있는 듯" 등의 반응이 나왔다. 반면 또 다른 누리꾼은 "마크롱이 대화하는 게 귀찮아서 멜로니가 대충 반응하는 듯", "정상들 앞에 두고 둘만 말하는 거 되게 무례한 거 아닌가" 등의 반응도 있다. 일각선 두 사람이 앞서 G7 공동성명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대화를 나눈 것 같다는 추측도 나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일정을 하루 앞당겨 G7 정상회의에서 조기 귀국했다. 이에 대해 마크롱 대통령이 "실제로 만남과 대화를 위한 (트럼프의) 제안이 있었다"며 이스라엘과 이란 간 휴전 가능성을 언급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워싱턴으로 돌아간 건 휴전과는 관계가 없다"며 "고의든 아니든 마크롱은 늘 틀린다. 계속 지켜봐 달라"고 선을 그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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