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몇 달 내 관세發 인플레"…금리인하 올해 2회 유지, 내년 1회로 하향

Fed, 기준금리 연 4.25~4.5% 동결
파월 "관세로 물가 상승, 경제활동 부담"
올 성장률 전망 낮추고 물가 예상은 올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확대 판단

"관세 인상은 물가를 상승시키고 경제활동에 부담을 초래한다. 향후 몇 달 안에 상당한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게티이미지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18일(현지시간) 향후 몇 달간 관세발(發)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경고했다. 관세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뚜렷해질 때까지 신중한 통화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내가 아는 모든 이들이 관세로 인해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관세 영향이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여름 동안 가격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했다.

파월 의장은 "관세 정책의 영향이 일부 나타나기 시작했고 앞으로 몇 달간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개인용 PC, 시청각 장비 등 일부 품목에서 관세로 인한 가격 상승이 확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관세 효과의 규모나 지속 기간, 반영 시점 등 모든 것이 매우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관세 영향을 확인할 때까지 현재 금리 수준을 유지하며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파월 의장은 "우리 정책을 조정하기 전, 당분간은 향후 경제 흐름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기다리기에 좋은 위치에 있다"며 관세가 가격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만큼 금리를 서둘러 인하하기보다는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현재 경제 상황은 긍정적으로 진단했다. 그는 "경제는 견조하고 성장률은 양호하다"며 "노동시장은 매우 느리게 냉각되고 있지만 여전히 매우 건강한 상태이며, 금리 인하가 요구되는 상황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Fed는 이날 연방기금금리를 연 4.25~4.5%로 유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1월, 3월, 5월에 이어 네 번째 연속 동결 조치다. 한국과 미국 간의 기준금리 차이는 상단 기준 2%포인트로 유지됐다.

금리 전망과 관련해 Fed는 올해 두 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유지했다. 이날 공개한 새로운 점도표에서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 중앙값은 종전과 같은 3.9%로 제시했다. 이는 현재 금리인 연 4.25~4.5%에서 0.25%포인트씩 두 차례 인하할 수 있음을 의미다. 다만 FOMC 위원 19명 가운데 7명이 올해 금리 동결을 주장해 지난 3월 4명보다 늘었다. 2026년과 2027년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 중앙값은 각각 3.6%, 3.4%로 3월의 3.4%, 3.1%보다 상향 조정됐다. 이는 내년과 후년 금리 인하가 각각 한 차례에 그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내년 이후 금리 인하 전망을 조정한 점에서 드러나듯, Fed는 이번에 함께 발표한 경제전망요약(SEP)에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한층 더 커졌다고 봤다. Fed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기존 1.7%에서 1.4%로 낮췄다. 2026년은 0.2%포인트 낮춘 1.6%로 하향했고, 2027년은 기존과 같은 1.8%로 유지했다.

물가 상승률 전망도 상향했다. Fed가 가장 중시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기준으로 올해 전망치는 기존 2.8%에서 3.1%로 조정됐다. 2026년과 2027년 전망치도 각각 2.4%, 2.1%로 종전 대비 0.2%포인트, 0.1%포인트씩 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정책 등으로 물가는 오르고 성장률은 둔화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Fed의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뉴욕증시는 파월 의장이 예상대로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보합권에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11% 하락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0.03% 내렸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13% 올라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Fed가 오는 9월 금리 인하를 재개해 연내 총 두 차례 인하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오는 9월 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가능성을 61.7% 반영 중이다. 연내 0.25%포인트씩 두 차례 이상 인하할 가능성은 69%다.

다만 월가 일각에서는 Fed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재확인하고 관세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올해 금리 인하가 한 차례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프린시플 에셋 매니지먼트의 시마 샤 글로벌 수석 전략가는 "경제 전망이 여전히 매우 큰 불확실성에 쌓여 Fed가 향후 상황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Fed는 4분기 말까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 0.25%포인트 한 차례만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