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iM증권은 '갈등 경제와 유동성'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이라크 전쟁, 트럼프발 관세 전쟁 등 글로벌 '갈등 경제' 국면 속에서도 경기 부양을 위한 강국의 유동성 강화 흐름이 주식 등 자산 시장에 우호적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경우 대외적으로는 주요국과의 관세 갈등, 러·우 전쟁 및 이·이 전쟁 등 지정학적 갈등에, 대내적으로는 경제 정책 갈등(감세 vs 재정적자), 불법 이민자 정책을 둘러싼 사회 정책 갈등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과 미 연준 간 통화정책 갈등을 겪고 있다. 1기보다 더욱 강력해진 트럼프 2기의 자국우선주의 정책 기조가 대내외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어 갈등 국면이 쉽게 해소되지 못할 수 있다. 이는 미국 경기에 부담을 주는 동시에 금융시장에 변동성을 확대시킬 것이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침체국면에 빠질 위험은 크지 않지만 '미적지근한 경기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공산이 높다"며 "미국을 제외한 국가들이 물가 안정을 기반으로 완화적 재정 및 통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미국의 경우 다양한 갈등 현상이 재정 리스크 우려를 자극하면서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 및 통화 정책 추진을 어렵게 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교역 사이클의 빠른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미국 경제가 '갈등 경제'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중국 경제 역시 내수 부진으로 대변되는 디플레이션 국면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로벌 유동성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고 당분간 추가로 확대될 공산이 높다.
미 연준(Fed)의 경우 하반기 중 금리 인하 사이클에 동참할 여지가 크다. 연준은 금리 인하 사이클 재개는 물론 양적 긴축 정책 역시 중단하면서 글로벌 유동성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행은 30년 국채 금리를 중심으로 한 초장기 국채 금리 급등 등 금리 발작 현상을 진정시키기 위해 추가 금리 인상 시점을 지연시키는 것은 물론 테이퍼링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유동성 확대 시그널은 미국, 유로, 중국 등 G3 통화증가율과 미국의 통화 유통속도의 회복 추세에서 확인되고 있다. 달러 등 글로벌 환율 역시 글로벌 유동성 흐름에 기여하고 있다. 현재 주요국 환율 수준은 어느 국가에도 불리 혹은 유리한 환율 수준이 아닌 중립적 환율 수준으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을 강화하는 환율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스테이블 코인 시장의 활성화 기대감 역시 글로벌 유동성 측면에서는 우호적인 현상이다.
최근 유동성 흐름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유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금 등 귀금속을 제외한 원자재 시장으로 자금이 크게 유입되지 않는 분위기다. 주요 원자재 소비국인 중국 경제의 부진과 더불어 글로벌 성장 모멘텀이 AI 등 기술 혁신 사이클에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는 "글로벌 자금이 상대적으로 주식시장을 선호하는 자금 편식 현상도 있다는 생각"이라며 "요약하면 경기 흐름은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 사실이지만 경기 부양을 위한 주요국의 유동성 정책 강화로 글로벌 유동성 흐름은 자산시장에 우호적"이라고 분석했다.
조시영 기자 ibp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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