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EU 지도부와 첫 회동… "대러 제재 지지" 확인

EU "이재명 압승 축하"
안보·방위 파트너십 기반 긴밀히 협력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캐나다를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지도부와 처음으로 공식 회담을 가졌다.

연합뉴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안토니우 코스타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오후 이 대통령과 회담한 뒤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압승을 축하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EU와 대한민국은 그 어느때보다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모든 분야에서 그렇다"며 "우리는 공통된 과제에 직면했다는 점에서 우리의 안보 및 방위 파트너십 하에 더 긴밀히 협력할 것으로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양측 (한국과 EU) 모두 자유롭고 주권을 가진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이를 위한 강력한 대(對)러시아 제재도 함께 지지한다"고 언급했다.

EU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인 한국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한·EU 안보방위 파트너십 체결에 이어 올해 3월에는 싱가포르에 이어 두 번째로 '디지털 통상협정(DTA)'도 체결했다.

유럽이 최근 재무장을 내세우며 국방비를 빠르게 늘리고 있는 가운데 이는 한국 방산업계에 새로운 수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유럽외교관계위원회(ECFR)의 알렉산더 립케 아시아 프로그램 담당자는 이재명 대통령이 공약에서 유럽과의 협력 강화를 명시한 점을 언급하며 국방·통상·에너지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한·EU가 러시아 문제에서 충돌할 가능성이 가장 큰 위험 요소지만, 이 대통령이 방위산업을 육성하고자 하는 방향은 유럽의 재무장 전략에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EU에서 행정부 수반 격인 집행위원장과 27개국 정상회의를 주재하는 상임의장은 EU에서 행정부 수반에 해당하는 집행위원장과 27개 회원국 정상회의를 주재하는 상임의장은 모두 외교 의전상 단일국가의 정상급으로 간주된다. 이에 따라 공식적인 다자 또는 양자 회담에는 두 사람이 함께 참석하는 것이 관례다.

EU는 G7 정회원국은 아니지만, 1977년 G7 개최국이었던 영국이 당시 EU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를 처음 초청한 이후 1981년부터 모든 G7 정상회의에 참여해 왔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에는 미국과 함께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주도하는 등 주요 외교 현안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