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이달 들어 두자릿수 상승률 기록
강화된 주주환원 정책에 외국인 8일 연속 순매수
관세 우려도 정점 지나
미국발 관세 이슈에 발목이 잡혀 강세장에서 소외됐던 자동차주가 이달 들어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주가 회복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현대차 주가는 10.63% 상승했다. 기아 는 11.41%, 현대모비스 도 13.04%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9.36%)을 웃도는 수준이다. 전일 현대차는 1.74% 상승한 20만5000원에 마감했다. 이틀 연속 1%대 상승세를 지속했다. 기아는 2.15% 상승한 9만9600원에 마감, 10만원선 회복을 눈앞에 뒀다. 시총 순위도 회복하고 있다. 이달 초 현대차는 8위, 기아는 10위로 밀려났으나 최근 현대차는 KB금융 을 제치고 6위 자리를 되찾았다. 기아도 8위로 다시 올라섰다.
올들어 미국 관세 우려로 강세장 속에서도 자동차주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달 들어서는 모두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말 대비로는 현대차 3.30%, 기아 1.09% 각각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22.96% 상승했다. 이병근 LS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외국산 자동차 25% 관세 부과 이후 자동차 업종의 투자심리가 악화하고 주가 역시 지지부진했다"면서 "원화 강세와 관세 부과로 인한 판매량 감소 우려도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매수세가 자동차주의 분위기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은 최근 8거래일 연속 현대차와 기아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현대차를 2769억원 순매수하며 SK하이닉스 , 삼성전자 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사들였다. 기아도 2099억원 순매수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 3사를 중심으로 강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면서 "현대차그룹의 강화된 주주환원 정책과 경쟁사 대비 안정적인 실적이 외국인이 관심을 갖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관세 정책 타격으로 대부분 자동차 업체가 가이던스를 철회했고 GM은 자사주 매입을 중단했으나 현대차그룹 3사는 유일하게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정책을 유지 중이며 2027년까지 지속할 예정이다. 임 연구원은 "현대차그룹 3사는 시가총액 대비 현금 보유 비중이 30~45% 수준이며 설비투자(CAPEX)는 올해를 피크로 감소세로 전환된다. 연간 높은 잉여현금흐름(FCF)으로 관세 충격에도 배당 여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주주환원 수익률은 9% 수준으로 글로벌 최고 수준이며 현대모비스의 주주환원율도 5%에 달한다.
경쟁사 대비 강한 이익 체력도 주목할 요인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이 각각 8.2%, 10.7%를 기록하며 글로벌 경쟁사 대비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 연구원은 "관세가 장기화하더라도 높은 수익성으로 경쟁사 대비 버틸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관세 우려는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 연구원은 "그동안 자동차 업종을 억눌렀던 관세 리스크의 정점은 지났다고 판단한다"면서 "미국에서 생산된 차량에 대해 권장소비자가격(MSRP)의 3.75%(2025년 4월3일~2026년 4월30일), 2.5%(2026년 5월1일~2027년 4월30일) 환급을 통한 관세 완화가 예상된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2025년 1조5000억원, 2026년 1조2000억원 수준의 관세 부담 완화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통한 가동률 상승까지 고려했을 때 관세로 인한 부정적인 효과는 더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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