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국영방송 IRIB, 사하르 에마미 앵커 화제
생방송 중 이스라엘에 폭격당한 이란 국영방송의 여성 앵커가 이란에서 국민 영웅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생방송 중이던 뉴스를 중단했다. 긴급 대피하는 모습이 실시간으로 전파를 탄 앵커는 곧바로 방송을 재개했다.
연합뉴스는 17일 스페인 EFE통신 등을 인용해 IRB 소속 사하르 에마미 앵커가 이란의 '저항의 상징'으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공습 당시 IRIB 방송 영상을 보면 사하르 에마미 앵커가 스튜디오에서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을 규탄하는 이란 최고 안전보장회의 성명 내용을 전하던 중 '쾅'하는 폭발음이 들렸다. 스튜디오 배경화면이 검게 변하고 천장 일부가 무너졌다. 이내 회색 연기가 차오르면서 유리 깨지는 소리와 비명도 들렸다.
방송에는 자리를 뜨는 그의 모습과 함께 방송국 직원들이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치는 소리가 송출됐고 이내 화면이 끊겼다. 이에 시청자들은 에마미 앵커와 IRIB 직원들의 안위를 염려했다.
하지만 몇분 뒤 에마미 앵커는 폭격 영향을 받지 않은 다른 스튜디오로 옮겨 방송을 재개하면서 원래 방송하던 스튜디오에서 기자들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IRIB도 자사 직원 중에서 사망자가 나왔다고 확인했다.
생방송 중 폭격을 당하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방송을 이어간 에마미 앵커에 대해 이란 내에서는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이란 언론은 에마미 앵커를 이란의 저항을 상징하는 '국민 영웅'으로 추켜세웠고, 온라인상에서는 에마미 앵커과 관련된 게시물 등도 만들어졌다.
이란을 지지하는 아랍권 언론들도 에마미 앵커의 차분한 태도와 자신감 넘치는 표정을 집중 조명하며 찬사를 보냈다.
한편, 이스라엘 와이넷뉴스에 따르면, 에마미 앵커는 이란을 대표하는 간판 뉴스 진행자로 꼽힌다. 그는 식품 공학을 전공했지만, 미디어 분야에 입문하여 2010년부터 앵커로 활동을 시작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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