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KB국민·우리 손잡고 개발 시동
엠디엠, 구글·애플 등 빅테크 따라 설계
美 실리콘밸리식 오피스타운 조성
서울 서초구 서리풀공원 인근 옛 국군정보사령부 부지에 추진되는 서리풀 복합개발 사업이 본격적인 착공 준비에 들어갔다. 이 사업을 주도하는 엠디엠그룹은 5조원대 자금 조달을 사실상 마무리하면서 이르면 다음 달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17일 개발업계에 따르면 엠디엠그룹은 이달 말 약 5조3000억원 규모 본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계약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국내 부동산 PF 역사상 최대 금액이다.
이 대출에는 신한·KB·우리금융 계열 은행·보험·증권사가 고루 참여한다. 신한은행이 2조원으로 가장 많은 자금을 책임지고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약 7000억원, 5000억원가량을 맡는다.
나머지는 각 금융그룹 비은행 계열사들이 분담한다. 엠디엠 관계자는 "금융사별 참여 규모는 일부 조정 중이지만 대체로 알려진 수준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총면적 16만5511㎡에 달하는 해당 부지는 서울 지하철 서초역(2호선)과 인접해 있다. 개발 후에는 업무·상업·문화 기능이 결합한 복합 단지로 탈바꿈한다. 공원이 조성되는 일부를 제외한 9만4000㎡에는 업무시설과 생활 편의시설 등이 집중된다. 시공은 포스코이앤씨가 맡는다. 준공 시점은 2028년으로 잡혀 있다.
엠디엠그룹은 이번 개발을 '소통 중심 업무환경' 구현을 목표로 설정했다. 문주현 엠디엠그룹 회장은 서리풀 부지를 친환경 첨단산업 단지로 조성해 '국내판 실리콘밸리'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2019년에는 이를 위해 임직원들과 미국 현지를 직접 둘러보기도 했다.
구명완 엠디엠플러스 대표는 지난 2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건축 설계에 앞서 구글·애플·MS 등 글로벌 기업 본사를 탐방한 경험을 토대로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개방형 오피스 구조를 구상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 층에서 넓게 근무하는 것이 업무 효율을 최대 50%까지 끌어올린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며 "이를 반영해 5개 건물 중 1개 동은 국내 오피스의 통상적인 바닥 면적보다 2배 이상 넓게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개발 예정 부지는 서리풀터널을 기준으로 남·북으로 나뉜다. 북측에는 지하 4층 지상 7층 글로벌 비즈니스 타운과 공공용지를, 남측에는 지하 7층 지상 19층의 업무·생활 복합건물이 들어선다. 엠디엠그룹은 블록체인과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 기업을 유치해 이 일대를 테헤란로 수준 오피스 밀집지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문화 인프라도 개발 대상에 포함된다. 엠디엠그룹은 공공기여 형태로 연면적 약 3만6906㎡ 규모 공연장과 미술관 등을 함께 조성한다. 업계에서는 "공원과 업무시설이 결합한 도심형 복합단지로, 완공 시 서초권역 내 새로운 비즈니스 거점이자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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