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대원 덕에 변이형 협심증 진단 후 치료
편지 전달에 인근 카페에 30만원 선결제도
심장 질환으로 응급상황에 처한 30대가 자신을 구해 준 구급 대원에게 편지와 함께 커피 선결제를 남겨 화제다.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런 소방대원님이 있어 든든하고 마음 따뜻하네요'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소방대원에게 쓴 편지를 찍은 사진이 올라왔다. 게시물 속 첨부된 편지 내용을 보면, 전북 김제시에 사는 30대 A 씨는 지난 4월 6일 교회를 다녀온 뒤 집에서 쉬던 중 급체한 것처럼 속이 불편하고 누군가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증상이 심해지자 A 씨는 119에 신고했고 5분 만에 구급대원들이 도착했다.

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런 소방대원님이 있어 든든하고 마음 따뜻하네요'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소방대원에게 쓴 편지를 찍은 사진이 올라왔다. 온라인 커뮤니티
여성 구급대원인 B 대원은 A 씨에게 과거 병력, 현재 복용 중인 약, 통증 시작 시점 등을 차분하게 질문한 후 심전도 검사를 진행했다. 심전도 데이터를 보던 B 대원은 뭔가 이상했는지 급히 가까운 대학병원에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전화를 걸었던 병원에서 수용이 어렵다고 해 B 대원은 전북대병원으로 연결을 시도했다. 당시 근무 중이던 전북대병원 심장내과 의사는 곧 퇴근 예정이라고 했다. B 대원은 "최대한 빨리 가겠다"며 기다려 달라고 2번, 3번 간곡히 부탁했다.
이후 B 대원은 병원으로 이송되는 중에도 불안해하는 A 씨에게 "곧 도착하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라며 진정시켰다. 이후 전북대병원에 도착한 A 씨는 변이형 협심증을 진단받았다. 곧바로 혈관 확장 약물을 투약해 응급 상황을 면할 수 있었다. B 대원이 출동 당시 심전도 데이터를 세심히 관찰하고 정확히 판단해준 덕분에 신속한 처치가 가능해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일주일 후에도 B 대원은 A 씨를 잊지 않고, A 씨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건강 상태가 어떤지 확인하며 쾌유를 빌었다. 이후 A씨는 꾸준히 협심증 치료를 받아 건강을 많이 회복했다. 또 과거 한 달 동안 복용했던 약이 심혈 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A씨는 "평생 모르고 지낼 수도 있었던 병을 알게 돼 놀랍기도 하고 더더욱 그날의 조치에 감사한 마음이 커졌다"며 "사람을 살리는 일이 얼마나 고귀한 일인지 직접 위태로운 상황을 겪고 나서야 절실히 깨달았다"고 했다. 약 두 달이 흐른 뒤인 16일 A씨는 편지를 들고 구급대를 찾았다.
A씨는 B 대원을 향해 "그날 따뜻한 말 한마디 한마디로 진정시켜 주시고, 마치 가족처럼 다정하게 대해주셔서 얼마나 위로가 되었는지 모른다.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이렇게 편지를 드린다"며 "그날 소방사님의 따뜻한 마음 덕분에 이 세상이 아직은 참 따뜻하고 살 만한 세상이라는 걸 느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혹시나 부담스러워하거나 비가 오는 날이라 바쁘실 수도 있어서 입구 앞에 계셨던 분께 해당 소속 팀장님 앞으로 전해달라고 말씀드린 후 조용히 나왔다"며 "작은 마음을 담아 근처 카페에 소방대원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결제해뒀다. 부디 부담은 갖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공개된 영수증 사진에는 30만원어치가 결제돼 있었다. 누리꾼은 "소방대원의 빠른 판단 멋지다", "생명에 대한 사명감과 진심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직업이다", "두 분 다 정말 멋진 분들이다" 등 반응을 보였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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