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센글로벌·미투온·헥토파이낸셜·다날 주가 급등
스테이블코인 규제 완화 움직임과 함께 관심 집중
대선이 끝나고 국내 주식시장에서 아이티센글로벌·미투온·헥토파이낸셜·다날 등이 급등했다. 4개 상장사 모두 스테이블코인 관련 사업을 추진 중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스테이블코인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사자' 주문이 몰렸다. 스테이블코인은 비단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도 이목을 끌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가치가 안정적인 가상자산'을 뜻한다. 달러, 유로 등 법정 화폐 또는 금, 가상자산 등을 기반으로 가치가 고정된 디지털 자산이라서 가격 변동성이 작다.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한 신속성과 편리성까지 더해지면서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관련주 일제히 상승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이티센글로벌 주가는 지난 2일 1만1030원에서 16일 2만6500원으로 140% 상승했다. 이 기간에 기관투자가가 134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주당 평균 매수가는 1만9130원으로 평가 수익률 38.5%를 기록했다.
아이티센글로벌은 화폐 연동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지분 67.3%를 보유한 한국금거래소를 통해 실물 금(Gold) 거래 플랫폼 사업을 하는 데다 실물자산 플랫폼 '센골드'와 '금방금방'을 중심으로 금 조각투자와 개인 간 실물거래도 지원하고 있다. 금 기반 블록체인 금융 플랫폼 개발사 크레더 지분도 51% 보유하고 있다. 실물금속의 디지털 거래 플랫폼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
지난 3일부터 16일까지 미투온과 헥토파이낸셜 주가는 각각 134.4%, 112.6% 올랐다. 게임 개발업체 미투온은 스테이블코인 기반 온라인 카지노 사업을 하고 있다. 100% 자회사 에이스게이밍은 전 세계 180여 국가에서 즐길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 기반 카지노 플랫폼 '에이스카지노'를 최근 출시했다. 미국 서클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USDC)과 연동 및 교환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핀테크 업체 헥토파이낸셜은 기존 지급결제, 선불충전 및 지역화폐 분야의 강점을 토대로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최대 실증 이력을 보유한 블록체인 보안 전문기업 하이파이브랩과 스테이블코인 지급결제 시스템 기술제휴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국내 및 미국 스테이블코인 사업자와 지급결제 및 유통 분야에서 제휴를 추진 중이다.
다날은 계열사인 페이프로토콜을 통해 페이코인(PCI)을 운영하고 있다. 페이프로토콜은 최근 스테이블코인과 같은 가상자산을 글로벌 카드 네트워크인 마스터카드 브랜드로 결제하는 독자적인 결제 구조를 마련했다. 다날은 또 국내 최초로 베트남의 대표 결제수단 '잘로페이(zaloPay)'를 결제 서비스에 도입했다. 스테이블코인 사업 기대와 함께 주가는 지난 2일 대비 86.3% 올랐다.
스테이블코인 시장 성장 '이제 시작'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추진 중인 상장사 주가가 급등한 이유는 정부 정책 방향과 관계가 있다. 앞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일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대표발의했다. 대통령 직속 디지털자산위원회를 신설해 관련 산업을 국가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육성하며 정책 조율을 하도록 하고 디지털자산 발행을 법률로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이 통과하면 5억원 이상의 자기자본을 가진 국내 법인이라면 누구든지 금융위원회 인가를 받아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가 급부상했다"며 "원화 스테이블코인 활용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은 대선 공약이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한 제도 정비도 시작했다"며 "스테이블코인이 제도화된다면 기업은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스테이블코인 기반 서비스 개발 등의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의 '프로그램 기능'이 핀테크 활성화를 이끌 수 있다"며 "일반 기업도 비용 절감과 효율성 제고를 위해 스테이블코인을 점차 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 최대 유통 체인 월마트와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및 활용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아마존이나 월마트는 고객이 신용카드로 결제할 때 카드사 및 은행에 매출액의 1~3% 정도의 수수료를 지급한다.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해 결제하는 데 활용하면 수수료를 절감하고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홍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은 디지털자산 생태계에서 회계단위이자 실질 결제 수단으로 기능한다"며 "전체 가상자산 시장의 투자 기회와 방향성에 구조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에서 본격적으로 스테이블코인 통화 패권 경쟁이 나타나고 있다"며 "미국은 달러 패권 장악을 목적으로 관련 입법을 적극적이고 병렬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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