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9시 56분 기준 코스닥시장에서 킵스파마 주가는 전일 종가 대비 23.46% 오른 2만1050원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시도 중인 경구용 비만 치료제 영장류 비임상시험 결과 발표를 앞두고 대규모 전환사채(CB) 발행에 성공했다는 소식 때문으로 보인다.
전날 킵스파마는 230억원 규모 7회차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모두 0%, 전환가액은 1만5911원이다. 참여기관은 한국투자 핵심역량 레버리지 II 펀드, 삼성증권 등 6곳이다. 발행 CB 자금은 타법인증권 취득자금 150억원, 운영자금 80억원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킵스파마는 자회사로 △경구용 플랫폼 개발사 킵스바이오메드 △항암제 등 의약품 유통판매사 빅씽크 △의료기기 및 의약품 개발사 케이피티 △항암신약 개발사 알골바이오 △배터리 리사이클링사 배터리솔루션즈 등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4월 전문의약품(ETC) 전문기업 한국글로벌제약과 합병해 의약품 사업에 진출해, 연 매출액이 약 350~400억원 증가할 전망이다. 킵스파마는 이번 투자금으로 의약품 유통사를 추가 인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에 참여한 기관들은 킵스파마의 의약품 유통 경쟁력 향상과 더불어 자회사 킵스바이메드의 경구용 비만·당뇨 치료제 성과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판 중인 비만 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 마운자로(티르제파티드) 등은 모두 주사제로, 유통이 까다롭고 환자 편의성이 낮다.
하지만 경구용 약은 주사제보다 약물의 체내 흡슈율이 크게 낮아 효능이 떨어질 가능성이 컸다. 노보노디스크의 '리벨서스'는 동물실험(비글견)에서 5mg을 투여했을 때 나타난 생체이용률이 0.33%밖에 되지 않았다. 킵스바이오메드의 오랄로이드 플랫폼은 펩타이드 약물의 경구 투여 시 낮은 흡수율을 크게 개선해줘, 과거 설치류 대상 경구용 인슐린 실험에서 흡수율 35%를 기록했다.
킵스파마는 현재 국내 경구용 치료제 개발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영장류 비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비임상시험 결과가 우수할 경우 기술이전(LO)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조시영 기자 ibpro@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