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 1000t→1500t 증설
이르면 올해 투자 시작해 내년 완공
中 수출 통제로 1년 새 가격 급등
고려아연 이 전략 광물인 비스무스 생산설비를 1.5배 이상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중국의 희소금속 수출 통제로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가중되는 가운데 주요 전략 광물의 안정적 공급처로서 입지를 강화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현재 연간 900~1000t 수준인 비스무스 생산능력을 최소 1500t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다. 구체적인 투자 시점이나 규모는 조율 중이지만, 빠르면 올해 투자가 시작돼 내년 완공될 예정이다. 고려아연의 이러한 판단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고조되는 전략 광물 수급 불균형과 시장 가격 급등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보인다.
비스무스는 차량 변속기 부품, 고온 초전도체 소재 등 다양한 산업에 활용되는 희소금속이다. 특히 미국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비스무스 수입량 중 67%를 중국산에 의존했고, 한국은 23%로 두 번째로 많은 공급국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미국 수요처 입장에선 한국산 비스무스가 유력한 대체재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9월 중국 상무부가 비스무스를 비롯해 텅스텐, 인듐 등 전략 광물 품목에 대한 수출통제를 단행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공급부족이 발생했다. 여기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자국 우선주의와 대중국 강경 정책 속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 영향으로 비스무스의 가격이 급등했다.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1㎏당 10달러(약 1만3600원) 수준이던 비스무스 가격은 올해 3월 80달러 안팎까지 치솟았다. 1년 만에 7배 이상 가격이 뛴 셈이다.
최근 고려아연은 캐나다 광물 자원 개발 회사 TMC(The Metals Company)의 지분(5%)을 확보하며 탈 중국 공급망 구축을 위한 선제 투자에 나섰다. TMC는 심해 망간단괴(폴리메탈릭 노듈) 채광을 준비하는 '해저 자원개발' 기업으로, 이번 지분 인수가 우리 정부의 대미 협상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이에 앞서서는 전략 광물 안티모니 20t을 미국에 수출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국내에서 미국에 안티모니를 수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안티모니는 미국 내 방위산업 기업 등 10여곳에 공급되며 철갑 저격탄 제조용 합금, 반도체 제조업 및 군사 전자 장비, 항공우주 분야 솔더 합금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고려아연은 이런 희소금속 판매량 증가로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61.4% 증가한 3조8328억원, 영업이익은 46.9% 늘어난 2711억원으로 집계됐다.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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