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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2세 승계]⑦한세家 지분 얽히고설킨 퍼즐…분쟁 불씨 남긴 승계 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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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 먹통 속 김동녕 회장 장녀 지분 증여
남매간 지분율 격차 크지 않아, 3세·며느리도 지분 확보
패션업계 부진에 그룹사 실적 저조, M&A로 신사업 돌파구

한세예스24그룹의 2세 경영이 본격화되고 있다.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은 세 자녀에게 지분을 분산하며 그룹 승계를 진행 중이다. 한세그룹은 2세 체제가 안정적으로 구축되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지분 격차가 크지 않아 향후 경영권 분쟁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석환 한세예스24홀딩스 부회장,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 김지원 한세엠케이 대표.

김석환 한세예스24홀딩스 부회장,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 김지원 한세엠케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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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 먹통인데…의구심만 남긴 지분 증여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지원 한세엠케이 대표는 지난 12일 김동녕 회장으로부터 한세예스24홀딩스 주식 200만주(지분율 5%)를 증여받았다. 한세예스24홀딩스는 한세그룹의 지주사다. 이번 증여로 김 대표의 한세예스24홀딩스 지분율은 5.19%에서 10.19%로 늘어났다. 김 회장의 지분은 16.99%에서 11.99%로 감소했다. 12일 종가(4140원)기준 증여 규모는 83억원이다.

김 회장이 장녀에게 한세예스24홀딩스 주식을 증여한 것은 2019년 이후 5년 만이다. 올해로 80세인 김 회장은 2010년대 후반부터 친인척에게 지분을 분산해오며 승계 작업을 꾸준히 이어왔다. 이번 증여도 승계 일환으로 해석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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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 증여 시점을 두고는 논란이 일고 있다. 직전인 지난 9일, 한세예스24홀딩스의 핵심 계열사인 예스24는 랜섬웨어 공격을 받아 시스템 장애가 발생했다. 회사는 사고 발생 이후 사과문을 제때 내지 않았고, 일주일이 지난 16일까지도 완전 복구에 실패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런 상황에서 지분 증여가 단행되자, 일부 주주들은 "책임 있는 대응보다 승계 작업에만 집중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일각에선 "주가 하락 시점을 노린 절세용 증여"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증여세는 증여일 전후 60일(총 120일)간 종가 평균으로 매겨진다. 주가가 낮을수록 세 부담이 줄어든다. 한세예스24홀딩스는 연초 이후 10일 4350원까지 올랐다가, 증여 당일에는 4140원으로 약 5% 하락했다. 회사 측은 "예정된 지분 증여 작업의 일환일 뿐, 예스24 사태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장남·차남 지주사 지분 20%대…며느리·손주들도 '주주'

한세그룹은 출판, 의류 제조사개발·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OEM), 내수 브랜드, 모빌리티 등 4개 사업 축을 중심으로 계열사를 나눠 2세 경영진에 역할을 분담했다. 장남 김석환 한세예스24홀딩스 부회장은 예스24와 동아출판 등 출판·콘텐츠 부문을 맡아 그룹의 전략 수립과 핵심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차남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은 의류 ODM·OEM 전문 기업인 한세실업과 모빌리티 부문 계열사인 한세모빌리티를 책임지고 있으며, 장녀 김지원 대표는 한세엠케이 대표로서 의류 브랜드 사업을 지휘하고 있다.

지주사인 한세예스24홀딩스는 예스24(50.01%), 한세모빌리티(85.27%), 한세실업(50.49%), 한세엠케이(69.15%), 동아출판(100%) 등의 지분을 보유하며 사실상 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지주사 지분 구조를 보면 김석환 부회장이 25.95%로 최대 주주며, 김익환 부회장이 20.76%, 김지원 대표가 10.19%를 보유하고 있다. 김 회장의 지분은 11.99%다. 이 외에도 배우자와 자녀, 며느리, 손주까지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79.68%에 달해 사실상 가족 지배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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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의 배우자인 조영수 한세예스24문화재단 명예 이사장은 1.95%를 보유 중이며, 두 며느리인 백수미 이사장(1.25%)과 구지혜 씨(1.16%)도 지분을 갖고 있다. 김석환 부회장의 자녀 김시윤(0.25%), 아윤(0.25%), 규민(0.25%) 군과 김익환 부회장의 두 아들인 김규현(0.14%), 김규준(0.25%) 군도 지분을 들고 있다. 김규민 군은 2024년생으로 올해 3월 누나인 김시윤, 김아윤 양과 사촌 형인 김규준 군과 함께 할아버지로부터 지분을 받았다.


눈길을 끄는 건 형제들 간 지분 구조다. 각자가 직접 경영하는 회사보다, 다른 형제가 이끄는 계열사의 지분을 더 많이 보유한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김익환 부회장의 아들 김규현 군은 고모 김지원 대표가 이끄는 한세엠케이 지분 5.49%를 갖고 있어, 김 대표 본인(4.94%)과 아들 박건희 군(0.25%)보다 더 많다. 2022년 유아동복 업체 한세드림이 한세엠케이와 합병을 진행하면서, 과거 김규현 군이 보유한 한세드림 지분이 한세엠케이에 흡수된 결과다. 반면 박건희 군은 예스24 지분을 1.05% 보유해 어머니보다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다.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한세예스24홀딩스 지분율을 보면 김석환 부회장(25.95%)과 김익환 부회장(20.76%) 간 지분 격차는 5.19%포인트에 불과하다. 그룹 내부에서는 "자녀들 사이가 원만하다"며 분쟁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지분 구조상 갈등 여지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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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들 전면 등판했는데…아쉬운 실적

한세그룹은 외형상으론 2세 경영 체제를 완성했지만, 실적 면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세예스24홀딩스는 2022년 3조원을 웃도는 매출을 올렸지만, 지난해에는 2조8000억원대로 줄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1930억원에서 1522억원으로 감소했다.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건 핵심 계열사인 한세실업이다. 글로벌 의류 수요 둔화로 매출이 2조2000억원대(2022년)에서 1조7978억원(2024년)으로 1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1% 줄었다. 전체 매출의 95% 이상이 북미에서 발생하는데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주력 고객사들의 주문이 줄어든 탓이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환율 효과를 받았지만, 실적을 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세실업의 주력 고객사로는 GAP, 칼하트, 아메리칸이글 등이 있다. 자동차 부품 사업을 하는 한세모빌리티는 지난해 인수합병(M&A) 방식을 통해 계열사로 편입했다. 다만 실적 기여도가 높아지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기준 한세모빌리티의 매출액은 5051억원, 영업이익은 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 92%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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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엠케이도 부진하다. 소비심리 위축과 내수 부진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시설자금과 운영자금 확보를 이유로 117억원(1470만주)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서며 긴급 자금 수혈에 나섰다. 발행가액은 798원으로 구주주, 우리사주조합 청약을 거쳐 오는 30일 일반 공모청약을 진행한다. 한세엠케이는 최근 아동복 브랜드 '컬리수' 철수를 결정하고 '모이몰른', '플레이키즈 프로(나이키 키즈)'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했다. 확보한 자금은 운영 브랜드 신규 매장 오픈, 리뉴얼 인테리어와 제품 구매 대금으로도 쓸 예정이다.


예스24는 비교적 선전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 증가한 6711억원, 영업이익은 163억원으로 126% 급증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도서 판매가 호조를 보였고, 공연·영화 예매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실적을 견인한 덕분이다. 하지만 해킹 사태 여파로 올해 실적은 불투명하다. 해킹 사태로 피해 본 소비자들에게 보상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예스24는 피해 고객에게 공연 예매금액의 120% 환불과 포인트 보상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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