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조수미가 내년 자신의 이름을 내건 음악축제 '조수미 페스티벌'을 한국에서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한국 음악가로는 최초로 자신의 이름을 내건 국제 성악 콩쿠르 '제1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를 개최한데 이어 내년에는 자신의 두 번째 대형 프로젝트를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조수미는 16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가 받은 이 사랑을 대한민국에 돌려주고 싶었고 그 방법은 음악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며 조수미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3~5일 정도 창부터 가요, K팝, 클래식, 뮤지컬 등 모든 장르의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만들고 싶다"며 "한국에서 가족들이 함께할 수 있는 파크 콘서트 느낌도 있으면서 음악으로 함께할 수 있는 그런 축제를 한국에 남기고 싶다"고 했다.
![프랑스 최고 등급 문화예술공로훈장 '코망되르'를 목에 건 소프라노 조수미가 16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19일부터 열리는 '제1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 입상자들과 함께 하는 콘서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SMI]](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25061617312499986_1750062685.jpg)
프랑스 최고 등급 문화예술공로훈장 '코망되르'를 목에 건 소프라노 조수미가 16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19일부터 열리는 '제1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 입상자들과 함께 하는 콘서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SMI]
이날 간담회는 지난해 7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회 조수미 성악 콩쿠르 입상자 네 명과 함께였다. 조수미는 오는 19일부터 이들 입상자들과 함께 오페라 아리아 콘서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19일 전주를 시작으로 21일 성남, 22일 서울, 24일 춘천에서 공연한다.
제1회 조수미 성악 콩쿠르에는 15개국에서 500여명의 성악가가 참석했다. 중국 바리톤 지하오 리가 만장일치로 우승했다. 이어 루마니아 출신 테너 조르주 비르반, 한국 테너 이기업, 프랑스 소프라노 줄리엣 타키노가 2~4위를 차지했다.
조수미는 젊은 성악가들에게 기회를 마련해주고 싶어 성악 콩쿠르를 개최했다고 설명했다.
"콩쿠르에서 우승을 많이 해도 가수들이 롱런하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다. 이들에 대한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 저도 콩쿠르에서 상을 많이 받았지만 수상 이후에는 아무도 저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다. 그런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조수미 콩쿠르는 지원에 좀더 신경을 쓰려 한다. 이렇게 제가 입상자들과 함께 투어를 하면서 이들을 알리고 기회를 주고 싶다."
조수미는 자신이 처음 이탈리아로 유학을 갔을 때를 떠올리며 젊은 성악가들에게는 콩쿠르가 절실했다고도 했다.
"1983년에 처음 이탈리아로 유학을 갔을 때 콩쿠르에 많이 출전했다. 제 실력이 어느정도 되나 가늠해보고 싶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생활고에 시달려서 콩쿠르 상금이 탐났다. 7개 정도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그 상금으로 몇 년 동안 부모님께 아무런 도움받지 않고 살았던 기억이 있다."
그는 콩쿠르 개최가 마음 속에 4~5년 가량 품고 있었던 꿈이었다며 많은 이들의 도움으로 지난해 꿈을 이룰 수 있었다고 했다. 아울러 내년에 제2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자신이 없더라도 콩쿠르가 영원히 계속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수미는 콩쿠르 입상자들에게 실력과 함께 책임감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입상자들에게 우리는 그냥 노래만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회를 아름답게 하고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이라고 강조한다. 자신이 음악을 하는 목적과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콩쿠르를 하기 전에 꼭 인터뷰를 하고 실력이 동급이라면 음악을 하는 목적을 뚜렷하게 갖고 지원자에게 더 점수를 준다."
조수미는 이날 간담회에 지난달 말 수훈한 프랑스 최고 등급의 문화예술공로훈장 '코망되르'를 목에 걸고 간담회에 임했다. 조수미는 김정옥 전 한국문화예술진흥원장(2002년), 지휘자 정명훈(2011년)에 이어 세 번째로 코망되르 훈장을 받은 한국인이 됐다.
조수미는 "이 훈장은 저 혼자만의 영광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영광이기에 함께 하고 싶어 훈장을 목에 걸고 왔다"고 했다. 그는 한국의 문화가 최근 세계 속에서 주목받고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도 했다.
"처음 이탈리아에 유학 가서 3~4년 동안 엄청 고생했다. 그때는 코리아라는 나라가 어딘지를 몰라 한국 여권을 들고 비행기를 탈 때마다 엄청 고생했다. 남한인지 북한인지 확인하느라 항상 잡혀 있었고 저 때문에 비행기가 연착되는 경우도 몇 번 겪었다. 그 때 한국이 정말 잘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우리 한국인들이 떳떳하게 자랑할 수 있는 그런 날이 온 것 같다."
조수미는 내년 국제무대 데뷔 40주년을 맞는다. 동시에 내년은 한국과 프랑스가 수교를 맺은지 14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조수미는 "앞으로 외교사절로서도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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