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터, 일부 국가서 '키 필터링' 시범 도입
"키작은 남성과 키큰 여성에 불리" 비판 나와
세계적인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앱) 틴더가 유료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키 필터링 기능'을 시험 도입했지만 만남 제한과 차별 우려 등으로 사용자들 사이에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영국 BBC에 따르면 틴더는 지난주부터 유료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상대방의 키 범위를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을 시험 운영 중이다. 이번 시범 운영은 영국을 제외한 일부 국가에서 진행된다. 틴더 측은 구체적인 시범 운영 국가를 밝히지 않았다.
이 기능은 특정 사용자를 완전히 걸러내는 것이 아닌 사용자가 설정한 선호도를 기반으로 한다. 사용자가 자신의 이상형에 맞는 키 정보를 제공하면 앱의 매칭 알고리즘에 따라 더 알맞은 상대를 연결해주는 식이다.
하지만 틴더의 새 기능을 둘러싸고 누리꾼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키가 데이트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키 작은 남성과 키가 큰 여성에게는 불리한 기능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데이트를 자신의 키가 175cm라고 밝힌 한 영국 남성은 "영국 남성 평균 키에 해당하지만 데이팅 앱에서는 더 큰 키를 선호하는 이들이 많아 불이익을 느꼈다"고 BBC에 전했다. 한 영국 누리꾼은 "틴더가 키가 작은 남성과의 전쟁을 선포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키가 큰 여성들 역시 "키 필터 기능이 매칭 기회를 줄일 수 있어 불편하다"고 전했다.
반면 최적화된 매칭 알고리즘으로 데이트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영국 런던에 거주하는 한 여성은 "키 필터가 키 작은 남성들을 안심하게 할 수 있다"며 "정말 키 큰 남성과만 데이트하고 싶은 여성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찬반 논란이 거세지는 가운데 키 필터 도입 자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이 기능으로 인해 만날 수 있는 상대가 제한된다는 이유다. 매치메이커 UK의 상무이사인 라라 베스브로드는 "이런 기능은 온라인 데이트 피로의 핵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며 "매력은 고정적이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서 바뀔 수 있다. 또 키가 5피트7인치(170cm)이지만 자신감 있고, 친절하고, 감정적으로 조율된 남자는 키가 6피트(180cm)이지만 실속이 부족한 사람보다 훨씬 매력적일 수 있다"고 짚었다.
틴더는 이번 기능에 대해 "명확한 목표를 갖고 만남을 원하는 게 현대인들의 트렌드"라며 "사용자들이 더 원하는 상대와 연결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노력의 일부"라고 밝혔다. 틴더는 또 "모든 시범 기능이 영구적으로 자리잡는 것은 아니다"며 "사용자가 앱에서 얼마나 더 유의미한 경험을 할 수 있는지 파악할 기회"라고 설명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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