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정황' 사다리차 넘어지며 멈춘 경의선, 5시간 만에 운행 재개

연희동 아파트 인근 선로에 40ｍ 사다리 전도
운전자 혈중알코올농도 면허정지 수치

1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에서 발생한 이삿짐 사다리차 전도 사고로 중단됐던 경의선 열차 운행이 약 5시간 만에 재개됐다.

13일 서울 서대문구 경의중앙선 가좌역∼신촌역 구간 선로 위로 사다리차가 넘어져 있다. 연합뉴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사다리차 선로 넘어짐 사고 복구를 완료하고 오후 1시30분 열차 운행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후 열차 운행이 조정될 수 있다"며 "고객들은 코레일톡 앱이나 역·열차 내 안내방송, 철도고객센터 등을 통해 운행 상황을 사전에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오전 8시 20분께 서대문구 연희동의 한 아파트에서 사다리를 약 40ｍ가량 펼친 이삿짐 사다리차가 선로 방향으로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경의선 서울역∼행신역 구간 상하선에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KTX와 일반 열차, 전동열차 운행이 중단돼 출근길 혼란이 빚어졌다.

사고 여파로 오전 8시 30분 행신역에서 출발 예정이던 부산행 KTX 열차 1편의 운행이 중단됐고, 일반열차 10편의 운행이 중지됐으며, 4편은 출발역이나 도착역이 변경됐다.

코레일은 사고 발생 직후 사고대책본부를 가동하고, 경영진과 관계 직원 전원이 현장 복구와 열차 운행 정상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윤진환 국토교통부 철도국장은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해 철도보호지구 내 행위 제한, 철도안전관리 체계 등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따르면 사고를 낸 사다리차 운전자 A(40대)씨는 음주 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으로,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수치가 검출됐다. 경찰은 A씨가 사고 당시 운전해 이동한 점 등을 토대로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여부를 조사 중이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전날 오후 8시경 소주 한 병을 마셨다"며 이번 사고와 음주는 무관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고로 인명 피해는 없으나 사다리가 선로 반대편 건물 지붕까지 걸쳐져 소방 당국이 정확한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