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승객 242명 중 유일한 생존자
비상출구 가까운 이코노미 좌석
생명 지장 없어, 함께 탄 친형 사망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 아마다바드에서 벌어진 에어인디아 항공기 추락 사고에서 탑승자 242명 중 오직 한 명만이 생존했다. 이 가운데 이 생존자가 앉았던 11A는 비행기 중앙부에 있어 '기피 좌석'이었으나 이번 사고에서는 정반대로 '행운의 좌석'이 되어 화제다. 12일(현지시간) 인도 현지 매체 힌두스탄타임스는 에어인디아 AI171편 항공기 사고에서 240여명의 탑승객 중 홀로 기적적으로 생존한 40세 남성 비슈와시쿠마르 라메시가 앉았던 11A 좌석을 주목했다.
사고 당시 상황에 생존자 라메시는 대해 "이륙한 지 30초도 안 돼 문제가 시작됐고, 큰 소음이 들리면서 비행기가 추락했다. 마지막 순간에 보잉 787기에서 뛰어내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11A라고 적힌 탑승권을 여전히 들고 있었는데, 이 좌석 번호는 온라인에서 빠르게 퍼지며 '행운의 좌석'이라고 불리고 있다.
이번 대규모 사고에서 라메시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로는 그가 앉았던 좌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라메시의 자리는 이코노미석 11번째 열의 좌측 창가 좌석(11A)으로, 비상문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해당 좌석은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좌석으로, 소형 항공기 특성상 창가 좌석임에도 창문과 다소 떨어져 바깥 풍경을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메리칸항공 승무원들은 지난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11A와 11F는 모두 창가 좌석이지만 승객들이 피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비행기 중앙부에 좌석이 있기에 평소 가장 늦게 비행기에서 내리는 좌석이기도 하다. 항공 전문업체 플라이트레이더24 전문가는 "보잉 기종의 객실 공조 시스템 구조상 11A 좌석에는 창문을 설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빨리 내리고 싶다면 이 좌석은 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사고가 발생한 에어인디아 여객기는 12일 오후 인도 서부 도시 아메다바드에서 이륙한 직후 급격히 하강, 공항 동쪽 메가니 나가르 지역의 주립 의대 기숙사 건물과 충돌했다. 이륙 직후여서 비행기의 연료 탱크가 가득한 상태였던 탓에 폭발이 일었다. 현장에서 치솟는 연기와 맹렬한 화염이 목격된 가운데 라메시의 생존은 기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항공편에는 조종사 2명, 승무원 10명, 승객 230명 등 총 242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영국 국적인 라메시는 가족을 만나러 인도를 방문했다가 형 아제이 쿠마르 라메시(45)와 함께 영국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두 형제는 서로 다른 줄에 앉아 있었다. 라메시는 "정신을 차리고 일어났을 때 주변에 시신들이 있었다. 무서웠다. 일어나서 뛰었는데 비행기 파편이 사방에 흩어져 있었다. 누군가가 나를 붙잡고 구급차에 태워 병원으로 데려갔다. 형은 찾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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