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오광수 민정수석 사의 수용
정부 출범 10일 만에 고위공직자 낙마
대통령실 "조속한 시일, 차기 민정수석 임명"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무,홍보,민정 수석 인선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우상호 정무수석, 강 비서실장, 오광수 민정수석, 이규연 홍보소통수석.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차명 대출 및 차명 부동산 관리 의혹에 휩싸였던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의 사의를 수리했다. 지난 8일 오 수석 임명 이후 일주일도 되지 않아 이재명 정부 고위공직자가 처음 낙마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13일 브리핑을 열고 "오광수 민정수석이 어젯밤 이재명 대통령께 사의를 표했다"며 "이 대통령은 공직 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의 중요성을 두루 감안해 오 수석의 사인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의 사법 개혁 의지와 국정 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이에 발맞춰 가는 인사로 조속한 시일 내에 차기 민정수석을 임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 수석은 검찰 시절 아내가 보유한 부동산을 지인 A씨에게 명의신탁해 차명 관리한 사실이 드러났다. 검사장으로 승진한 2012년 공직자 재산공개 대상이 됐지만 해당 부동산은 공개하지 않았다. 검찰을 나온 후 소송을 제기해 소유권을 돌려받았지만 이 과정에서 오 수석이 재산 등록을 피하기 위해 부동산을 고의로 은닉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다.
이 같은 사실에 대해 오 수석은 '송구하고 부끄럽다, 허물이 많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사의를 표명하지 않았다. 대통령실도 오 수석 거취 표명에 선을 그어왔다. 지난 11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일부 부적절한 처신이 있다고 본다"며 "본인이 그에 대한 안타까움을 잘 표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부적절한 처신이 있었지만, 그 부분에 대해 본인이 이미 안타깝다고 말씀을 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12일 저축은행 대주주를 위해 차명 대출을 알선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기류가 급변했다. 오 수석은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이던 2007년 11월 A씨에게 부인 명의 부동산을 담보로 15억원 대출을 받아달라고 부탁했다. 오 수석은 A씨에게 '대출금 전액을 내가 사용했다'는 확인서도 써줬지만 실제로는 지인이던 B저축은행 대주주의 부탁을 받아 B저축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대출 명의대여'에 가까웠다.
야권에서 민정수석직 사퇴 요구가 커지자 12일 오 수석은 새 정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오 수석이 (정부에) 부담을 줄 것이 우려되어 사의를 표명했고 그것에 대해서 사후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정리됐다"고 언급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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