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물 화장(알칼리 가수분해) 방식 검토
전통적인 장례 방식보다 친환경적
시신을 고온의 알칼리성 물로 분해하는 '물 화장' 방식이 영국에서 새로운 장례 방식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0일(현지시간) 더선, 데일리메일 등 영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영국 법률위원회는 최근 전통적인 장례 방식인 매장이나 화장 외에 '물 화장(water cremation)'을 새로운 유해 처리 방식으로 검토하고 있다.
물 화장은 시신을 알칼리성 화학물질이 섞인 고온의 물에 담가 분해하는 방식이다. 시신을 철제 장비에 넣고 알칼리성 물질을 주입한 뒤 약 160도의 온도에서 90분간 분해하면 모든 조직이 용해돼 갈색의 액체와 부드러워진 뼈 조각이 남는다. 이 액체에는 소금, 설탕, 아미노산, 펩타이드가 포함되어 있지만, DNA는 소멸해 일반 하수와 함께 폐수로 처리될 수 있다. 또 남은 뼈는 유족이 원할 경우 유골처럼 분쇄돼 유족에게 전달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이른바 '녹색 화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화염을 사용하는 일반 화장보다 연료 소비량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고, 토양 오염을 유발할 수 있는 매장 방식보다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어 친환경적인 매장 방식으로 여겨진다.
물 화장 방식은 1888년 특허 기술로 인정받았으나 널리 상용화되지는 않았다. 현재 미국 30개 주와 캐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이 방식이 허용되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아일랜드에서 처음 도입됐다. 물 화장 관련 비용은 지역에 따라 1500~5000달러(약 205만원~686만원)가 소요되며, 이는 전통적인 화장방식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같은 방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시신을 녹인 액체를 폐수와 함께 하수구로 흘려보내는 것이 인간의 존엄성을 해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전문가는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의 유해를 하수와 섞어버리는 느낌을 받아 거부감을 느낀다"고 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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