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계 DSR 발표 후…고신용자, 2금융권 대출 몰렸다

대출중개 플랫폼 '핀다' 분석 결과
900점 이상 2금융권 대출약정 40%↑

정부가 3단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를 발표해 은행권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신용점수가 900점 이상인 고신용자들이 비교적 한도가 높은 2금융권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핀테크(금융+기술) 기업 '핀다'가 12일 공개한 분석 결과를 보면 신용점수 900점 넘는 고신용자의 2금융권 대출 약정 수는 5월 둘째주(12~18일) 대비 셋째주(19~25일)에 40.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약정은 실제로 대출 계약이 체결된 경우를 뜻한다.

이 기간 고신용자의 2금융권 한도 조회는 16.1% 증가했다. 중·저신용자(신용점수 400~700점대)의 한도 조회 증가율(6.2%)보다 배 이상 높았다.

2금융권 중 보험 업권 고신용자 대출 약정 수와 약정액이 100%, 117%씩 늘었다. 한도 조회는 카드업권에서 가장 많이(31%) 증가했다.

반면 1금융권 대출은 한도 조회만 7.5% 늘었고 대출 약정 수(-0.9%)와 약정액(-8.1%)은 모두 감소했다.

핀다는 대출 규제를 앞두고 은행권이 대출 문턱을 높인 결과라고 분석했다. 금융위원회는 3단계 스트레스 DSR을 예정대로 다음 달 1일부터 시행하겠다고 지난달 20일 밝혔다.

규제 강화 전 대출 '막차'를 타려는 소비자가 늘 것으로 보고 일부 은행이 가계대출 잔액 관리를 위해 금리를 올리며 대출 문턱을 높였고, 이에 1금융권에서 대출받을 수 있는 고신용자도 2금융권을 찾은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중저신용자는 이 기간 2금융권보다 1금융권에서 대출 약정 수와 약정액이 증가했다.

핀다 관계자는 "사용자들이 신용점수에 맞는 대출만을 받아 간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개인 맞춤형 전략을 수립해 자신에게 더 좋은 대출로 갈아타려는 경향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라며 "3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되면 금리 못지않게 한도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의 전략적 판단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핀다는 이번 분석을 바탕으로 사용자들이 대출에 있어 명확하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향후 다양한 대출 분석 서비스와 맞춤형 금융 정보를 제공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혜민 핀다 공동대표는 "규제 변화로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와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사용자들이 최적의 대출 조건을 미리 확인하고 현명한 결정을 내리도록 도와주는 금융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