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원, 6월 둘째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이 9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강남권에서 촉발된 상승세가 강동과 외곽 지역으로 점차 확산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12일 발표한 '6월 둘째 주(9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 대비 0.26% 상승했다. 지난해 8월 넷째 주(0.26%) 이후 가장 높은 주간 상승률이다.
서울 아파트값 오름세는 5월부터 눈에 띄게 빨라졌다. 5월 초까지만 해도 주간 상승률은 0.1%를 밑돌았지만, 둘째 주 0.10%, 셋째 주 0.13%, 넷째 주 0.16%로 꾸준히 오르더니 6월 첫째 주엔 0.19%, 이번주에는 0.26%까지 확대됐다.
이번주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곳은 송파구(0.71%)다. 강남구(0.51%), 강동구(0.50%)가 뒤를 이었다. 송파·강남 모두 지난 3월 셋째 주 이후 최대 상승률이고, 강동구는 2018년 9월 둘째 주(0.8%) 이후 6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서초구도 0.45% 오르며 강남권 상승세에 동참했고, 성동구(0.47%)와 용산구(0.43%) 역시 전주 대비 오름폭을 키웠다. 한국부동산원은 "재건축 추진 단지 등 선호단지 위주로 매도 희망 가격이 상승하고 상승 거래가 체결되는 등 서울 전체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강동구에서는 입주 10년 이하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종로(0.17%)·성북(0.13%)·노원(0.07%)·구로(0.06%) 등 과거 상승 폭이 적었던 지역에서도 상승 흐름이 감지된다. 강남에서 시작된 가격 상승이 주변 지역으로 점점 확산하는 양상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부동산 시장에서 반복적으로 목격되는 '공간적 확산 모형'으로 해석된다. 국토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 남부에서는 ▲강남3구→판교·분당→용인수지→용인기흥 ▲강남3구→과천·판교→평촌·인덕원→산본 ▲강남3구→목동·과천→광명·송도→시흥의 3가지 경로로 가격 상승세가 확산하는 패턴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연구원은 "주택가격 상승기 시장참여자들은 수도권 아파트 가격 변화의 공간적 확산경로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공유하고 있어 상급지 아파트 가격 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강남에서 시작된 상승세가 인접 지역으로 퍼지는 '물결 효과(ripple effect)'는 수도권 시장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며 "과천의 경우 여러 확산 경로가 겹치는 지점에 있어 상승세를 다른 지역으로 전달하는 '인터체인지'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번주 수도권 전체 매매가는 0.09% 올라 전주 대비 상승 폭이 0.04%포인트 커졌다. 서울이 0.26% 오르며 상승세를 주도했고, 경기도는 0.02% 상승, 인천은 보합(0.00%)을 기록했다.
지방은 0.03% 하락해 전주 대비 소폭 하락세를 유지했다. 5대 광역시는 변동 없이 0.0%, 8개도는 0.02% 하락해 전주(-0.03%)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반면 세종은 0.18%, 과천은 0.35% 상승하며 강세를 이어갔다.
전셋값도 서울을 중심으로 조금씩 오르고 있다. 서울은 0.08% 올라 전주(0.06%)보다 상승 폭이 커졌으며, 역세권·대단지·학군지 등 선호 지역 중심으로 전세 수요가 꾸준한 상황이다. 다만 실제 시장에서는 여전히 체감이 어려운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구체적으로는 송파(0.18%)·강동(0.17%)·광진(0.16%)의 상승 폭이 컸고, 최근 신축 대단지 입주로 조정받던 서초구도 0.01% 오르며 상승 전환됐다. 수도권은 0.03% 상승, 지방은 0.02% 하락으로 매매시장과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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