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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에서 강릉까지…8450억 코카인, 한국 노렸다

외국 선박에서 코카인 대량 마약 밀수 적발. 연합뉴스
외국 선박에서 코카인 대량 마약 밀수 적발. 연합뉴스

8450억원 규모의 코카인 1.7t.

지난 2월, 페루 해상에서 시작된 마약 밀반입 시도가

강릉 옥계항에서 수사당국에 의해 막혔습니다.

조용히 움직인 선박 한 척,

그 안엔 치밀하게 준비된 '작전'이 숨어 있었습니다.


지난 2월 8일 자정, 페루 해안에서 50km 떨어진 바다.
지난 2월 8일 자정, 페루 해안에서 50km 떨어진 바다.
화물선 L호에 보트 두 척이 접근합니다.
사다리가 내려지고, 선원들은 기관실 깊숙이 공간을 비웁니다.
그 사이, 코카인이 담긴 포대들이 조심스럽게 옮겨집니다.

코카인 1690㎏. 시가 8450억원.

접선 시간은 약 2시간30분.

선박의 목적지는 대한민국, 강릉 옥계항이었습니다.



'와츠앱과 페북으로 작전 수행'

강릉 옥계항서 압수한 코카인 의심 물질. 연합뉴스

강릉 옥계항서 압수한 코카인 의심 물질.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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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은 단순한 운반이 아니었습니다.

L호에 타고 있던 필리핀 국적 선원들은 선박 항로와 접선 계획을 수시로 공유했습니다.


통신 수단은 와츠앱, 페이스북 메신저.

공식 문서가 아닌, 실시간 메시지로 이루어진 '디지털 작전'이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선원들은

"코카인을 운반하면 400만페소(약 1억원)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고,

자발적으로 작전에 가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지어 항해 도중에도 항로 사진을 찍어 마약상에게 보내며 실시간으로 접촉했습니다.



한국까지의 항해, 그리고 덜컥 걸려든 옥계항

외국 선박에서 대량 마약 밀수 적발. 연합뉴스
외국 선박에서 대량 마약 밀수 적발. 연합뉴스
외국 선박에서 대량 마약 밀수 적발. 연합뉴스

코카인은 1㎏ 단위로 포장된 자루 56개에 담겼고,

선박 기관실 내 '코퍼댐'기름 유출 등을 방지하기 위한 선박 내 빈 공간이라는 은닉 공간에 감춰졌습니다.

접선 이후 약 두 달 뒤인 지난 4월2일, 선박은 강릉 옥계항에 도착합니다.


그러나 이 마약은 결국 한국 땅을 밟지 못했습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수사국(HSI)의 첩보를 받은 해양경찰과 관세청이

L호가 입항한 다음 날 선박을 수색했고,

기관실 깊숙이 숨겨진 코카인을 발견해 선원들을 긴급 체포했습니다.



이 코카인, 얼마나 위험했나

강릉 옥계항서 압수한 코카인. 연합뉴스

적발된 코카인 1.7t은 5700만명이

동시에 투약 가능한 분량입니다.

전문가들은 "단순 운반자만 처벌해선 소용이 없다"고 경고합니다.


강릉 옥계항서 압수한 코카인. 연합뉴스

강릉 옥계항서 압수한 코카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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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마약수사관은 "이런 아르바이트식 운반은 점조직 형태라 윗선 추적이 어렵고,

선원들에게 거액을 제시해 사람을 '일회용'처럼 쓰는 구조"라며

"잡히는 건 결국 말단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세명대 박성수 교수는 "단순 투약자 중심의 처벌이 아닌 공급망 전체를 겨냥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김희준 변호사(전 마약 수사 검사)는 "위장 수사와 언더커버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작전은 실패했지만 그 시도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번 작전은 실패했지만 그 시도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강릉에 상륙하기 직전까지 조용히 움직이던 이 거대한 흐름.
앞으로의 대응은 '경계와 추적'에 달려 있습니다
다음 목표가 또 다른 항구가 되지 않도록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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