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AtoZ]
경남 양산시 상북면 8.4㎡
12번 유찰에 최저가 3000원
2001년 집계이래 최저 금액
최근 경남 양산시의 한 농지가 최저가(최저매각가) 3000원에 법원 경매로 나왔다. 이는 경매 통계 집계된 이래 역대 가장 낮은 금액이다. 입찰 보증금은 단돈 900원이다.
13일 경·공매 데이터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경남 양산시 상북면 내석리에 위치한 2.5평(8.4㎡) 농지가 울산지법 경매9계에 경매로 나왔다. 이 물건의 전체 면적은 40㎡인데, 채무자 지분 약 19분의 4가 경매 대상이다. 전체 소유주는 총 5명이다.
해당 물건의 감정가는 16만8400원이었다. 그러나 입찰하는 이가 없었다. 12차례나 유찰되더니 3000원까지 입찰가격이 떨어졌다. 법원 경매 통계가 집계된 2001년 이래 역대 최저 금액이다.
입찰 보증금은 900원이다. 통상 입찰 보증금은 경매 물건의 최저가 10%로 책정된다. 이 물건의 경우 300원에 보증금이 책정돼야 하나 12번째 경매에서 2만원에 땅을 낙찰받은 응찰자가 매각대금을 납부하지 않으면서 보증금이 할증됐다. 13번째 경매는 내달 9일에 예정됐으며 유찰될 경우 최저가는 2000원으로 떨어진다. 입찰 보증금은 600원이다.
이 물건이 경매에 나오기 전에는 전남 완도군 금당면 가학리에 위치한 1.8㎡ 도로 물건이 최저가를 기록했다. 이 땅은 2022년 광주지법 해남지원에 경매로 나왔는데 4차례 유찰을 거듭한 끝에 5번째 경매에서 최저가가 5000원으로 떨어졌다. 이후 2만1000원에 낙찰됐다. 이 도로의 최초 감정가는 1만4525원으로, 세 번째 경매에서 7999원에 낙찰됐으나 응찰자가 매각대금 납부하지 않아 다시 경매로 넘겨졌다. 해당 물건도 전체 면적의 4분의 1만 매각하는 '지분경매'다.
다만 이 물건을 낙찰받는다 해도 해당 농지를 개인적인 용도로 활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분권을 낙찰받는 '지분경매' 특성상 다른 공유자와 합의 없이 부동산 전체를 처분하거나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다. 또 땅 내부에 분묘가 있는 것으로 추정돼 분묘기지권이 성립할 여지가 있다. 분묘기지권이란 자신의 땅에 들어선 타인의 묘를 함부로 처분하지 못하는 권리를 뜻한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해당 물건은 지분경매 특성상 소유주가 여러 명인데다 분묘기지권이 있어 단독 재산권 행사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공유물분할소송을 통해 지분권을 정리하는 방법도 있지만, 소액 경매 특성상 실현 가능성이 작다는 것이 전문가 분석이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장은 "공유물분할소송을 통해 전체 40㎡의 땅을 경매로 넘긴 뒤 낙찰대금을 지분 비율로 나누는 방법도 있지만, 최저가가 워낙 낮아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커피 한 잔 가격인 3000원에 2.5평의 땅을 매입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눈여겨보면 좋을 듯하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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