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하락 속 '숨 고르기' 장세
5월 CPI 2.4% 상승…예상 하회
관세발 인플레 영향은 제한적
미·중 협상 완료…"中, 희토류 선공급 합의"
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11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예상보다 완만한 인플레이션 지표,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진전에도 시장은 최근 상승세에 피로감을 보이며 기술주 중심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 고조도 투심에 부담을 줬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0포인트(0.1% 미만) 하락한 4만2865.77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6.57포인트(0.27%) 내린 6022.2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99.11포인트(0.5%) 밀린 1만9615.88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S&P500 지수는 4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종목별로는 기술주 하락이 두드러졌다. 애플은 1.92% 내렸다. 오라클은 예상을 상회한 실적 발표에도 0.64% 약세를 나타냈다. 엔비디아는 0.78% 떨어졌고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0.68% 밀렸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MS)는 0.36% 상승했다.
이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시장 예상을 하회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5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2.4% 상승했다. 이는 지난 4월(2.3%)보다 소폭 높은 수치지만 시장 예상치인 2.5%를 밑돌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기 대비 2.8% 상승했다. 4월(2.8%)과 같지만 역시 시장 전망치인 2.9%는 하회했다. 품목별로 보면 에너지와 서비스 가격 하락이 두드러졌다. 관세발(發) 인플레이션 압력이 아직까지는 제한적이란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4월부터 전 세계를 상대로 10%의 보편관세를 부과했고, 이를 전후해 철강·자동차 등 일부 품목별 관세도 발효했다. 하지만 각종 유예 조치와 무역 협상 등의 영향으로 기업들이 가격 인상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의 알렉산드라 윌슨-엘리존도 멀티에셋 솔루션 글로벌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기업들이 기존 재고를 활용하거나 수요 불확실성으로 가격을 천천히 조정하고 있어 관세가 즉각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며 "상품 가격이 다소 오를 수 있지만, 서비스 가격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여 물가 상승률은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중국도 이날 런던에서 2차 고위급 무역 회담을 완료하며 중국의 대미 희토류 수출 재개 등 합의를 도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중국과의 무역 협상이 마무리됐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의 최종 승인만 남겨뒀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영구자석과 필요한 모든 희토류를 선제적으로 공급할 것"이라며 "우리는 중국 유학생이 미 대학을 이용하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총 55%의 관세를 (중국산 수입품에) 적용하고, 중국은 (미국산 수입품에) 10%를 부과한다"며 "양국 관계는 매우 훌륭하다"고 밝혔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대중 관세율이 현행 55% 수준에서 더는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시장은 예상보다 양호한 인플레이션 지표와 미·중 무역 갈등 완화에도 신중한 움직임을 나타내며 숨 고르기 장세를 연출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도 투심을 위축시켰다. 이날 외신은 미국 정부가 중동 지역 안보 위험을 이유로 주이라크 미 대사관의 비필수 인력 철수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란은 미국과의 핵 협상이 틀어지고 분쟁이 발생할 경우 중동 내 모든 미군 기지를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채 금리는 약세다. 물가 우려 완화에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일보다 6bp(1bp=0.01%포인트) 하락한 3.95%에 거래되고 있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5bp 하락한 4.41%를 기록 중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올해 0.25%포인트씩 두 차례 이상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70% 넘게 반영하고 있다. 전날 61%대에서 상승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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